두나의 슬기로운 홍콩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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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붉은 빛과 금빛의 향연, 홍콩 명절 춘절(春節)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권에서는 음력 1월 1일이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이라 부르지만, 중화권에서는 춘절*(春節)이라고 부른다. 광동어로는 ‘천짓’인 춘절이 다가오면 아파트 단지, 쇼핑몰, 슈퍼 등 발길 닿는 어느 곳이든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난다. 곳곳에 금전귤이 보이고, 화려한 빨간 연등이 하늘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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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우편번호 없는 홍콩, 그래도 잘 도착합니다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된 요즘, 수취인 정보를 적을 때 항상 수취인의 이름, 연락처,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는다.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으레 홍콩에도 당연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 하나가 없다. 바로 우편번호다. 그렇다, 홍콩에는 우편번호가 없다. 처음 홍콩에 온 사람들은 홍콩에 우편번호가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우편번호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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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설렘의 감성을 담은 소호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홍콩에 여행을 왔다면 센트럴 소호를 안 가볼 수 없다. 소호를 가기 위해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만큼 편한 시설은 없다. 그래서 홍콩 여행을 오는 지인을 만날 때면 항상 홍콩역 IFC몰에서 만나, 몰을 구경한 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로 이동하는데, 랜드마크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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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눈(snow) 대신 눈(eye)이 즐거운 홍콩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하면 나는 따뜻한 손난로, 두껍지만 포근한 겨울옷,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반짝이는 장식, 함박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생각난다. 만 한 살이 채 되기 전 홍콩으로 이민을 오게 나는 사실 눈을 본 해가 손에 꼽힐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떠올릴 때면 아름답고 낭만적이고 마음이 마냥 설렌다. 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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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옛 기차역의 흔적, 침사추이 시계탑
침사추이 페리 터미널을 빠져나오면, 탁 트인 빅토리아 하버 옆에 서 있는 시계탑이 보인다. 어릴 때부터 이 시계탑 앞을 지날 때면, 아버지께서 오래전 이곳에 기차역이 있었고, 이 시계탑은 기관사들이 열차 출발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세워진 시계탑이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아버지 말씀처럼 기관사가 이 시계탑을 보고 열차를 출발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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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번화한 대도시 홍콩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야생소
홍콩하면 빽빽한 마천루와 불야성을 이룬 쇼핑거리, 많은 인파가 거리를 바쁘게 오가는 도회적인 대도시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그곳에서 인간과 공존하며 살고 있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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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느림의 미학, 홍콩 트램 ‘띵띵’
띵띵.코즈웨이베이 소고 쇼핑몰 앞, 혼잡한 해네시 로드 앞에 서 있으면 멀리서 ‘띵띵’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띵띵’ 소리가 나면 어느샌가 트램이 도착해있다. 트램이 출발할 때 내는 종소리 ‘띵띵’ 때문에 홍콩 사람들은 트램을 띵띵(叮叮)이라고 부르는데 참 귀여운 별명이다. 홍콩에 살면서 트램을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쁠 때는 트램만큼 답답한 교통수단이 없지만, 날씨가 좋고 여유로울 때는 참 낭만 있는 교통수단이다. 가끔 하릴없이 홍콩섬 시내에서 트램에 올라타 창밖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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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은 어떻게 ‘향기로운 항구’ 홍콩(香港)이 되었을까?
홍콩에 좀 살아봤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홍콩의 한자가 향 향(香)과 항구 항(港)을 합친 단어로, 말 그대도 ‘향기로운 항구’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영어 이름 Hong Kong은 홍콩의 광둥어 이름인 횅꽁(香港)에서 비롯되었음을 발음의 유사성에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홍콩은 왜 향기로운 항구로 불리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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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에서 추억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Sending My Heartfelt Condolences From Hong Kong -2022년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향년 96세의 일기로 서거했다. 전날 저녁,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건강에 이상 신호가 있다는 뉴스 속보를 접하고, 이렇게 속보로 보도될 정도면 정말 심각한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인 8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여왕의 서거 속보를 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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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홍생] 홍콩을 대표하는 꽃 시화(市花), 보히니아
나라마다 나라꽃을 정하는 기준은 각기 다르다. 대체로 그 나라의 지질, 역사, 문화 등과 관련이 깊은 식물 또는 꽃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꽃으로 정해지기 마련이다. 영국은 장미, 이탈리아는 데이지, 네덜란드는 튤립, 스위스는 에델바이스이며, 우리나라는 무궁화다. 무궁화는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며 같은 자리에 피어나고 번식하는 끈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