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호, 4월15일]

누가 성공을 두려워하랴


  지난달에 '걱정도 팔자'라는 칼럼을 썼는데, 오늘은 그와 비슷한 내용 같지만 알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실행하지 않고 무기한적으로 미루며 초조하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E는 월급 생활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는 같은 목표를 아직도 가슴에 품고 같은 직장으로 출근합니다.  'E, 당신은 아직도 사업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물론이죠.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이 회사를 그만두는 건 시간 문제라구요.'

  그렇게 대답하는 E의 얼굴은 수많은 '물음표'로 가득해보였습니다.  '자기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아 뭐 남한테 받는 월급이야 한계가 있지만 내가 버는 돈의 액수는 그렇지 않으니까 좋고…에…'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또 다른 이유라…' 먼 과거의 사그라든 기억을 들춰내려는 듯 찌푸린 표정의 그는 잠시 말이 없더니 대뜸 그가 다니는 직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사업에 뛰어들지 못 하는 것이 종일 회사에 묶여있기 때문(?)이라는 투의 허술한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람을 모으고 기획하는 재주가 있지요.  사교적이라 처세술에도 자신이 있어요.  제 계획은, 기막힌 제품 아이디어는 있는데 그것을 돈버는 사업으로 키우는 재주가 없는 사람을 만나면 그와 동업을 하는 겁니다.' '그럼 지난 7년 동안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나요?' '글쎄… 몇 사람 나타나기는 했는데 자본이 없는 사람들이었지요.  그 사람의 아이디어만 보고 덜컥 직장을 그만둘 순 없잖아요? 저도 딸린 식구가 있는데. 그래서 생각했죠.  아이디어도 필요하지만 자본을 댈 사람도 필요하겠다구요.  그 둘만 나타나면 내가 당장이라도…'


탄력적인 동기부여

  IMF 경제 위기가 닥치자 추풍낙엽처럼 조직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와 하릴없이 거리를 떠도는 월급쟁이의 비애를 목격한 E는, 그래도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그 운명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것인가를 깨닫고 자기 사업의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손바닥만한 돈벌이지만 내 운명은 내가 선택해야겠다는 확신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경기가 풀리고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일터로 돌아감에 따라 굳은 각오로 다져진 그의 계획도 슬그머니 풀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마음을 확실하게 다잡아주던 모티브가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동창회라든가 모처럼의 중요한 모임에 홀쭉빵빵한 모습으로 나타나겠다는 일념 하나로 군대식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여인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예 한 사이즈 작은 옷을 사다놓고 음식의 유혹에 시달릴 때마다 들여다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모임이 끝나고 돌아온 직후엔 어떤 사태가 벌어집니까?  경기를 앞둔 체중미달 플라이급 권투선수의 식욕이 부끄러운 몸불리기 과식이 시작됩니다.  체중감량의 목표가 아예 사라졌으니 더이상 끼니를 거를 필요가 없고 한 사이즈 작은 새 옷의 동기부여 효과도 그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어떤 목표를 설정하는 핵심 이유가 외부 상황으로 인한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 목표를 다시 한번 검토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위에 나온 E의 경우처럼, 외부 상황의 변화에 따라 결심도 함께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체중감량에 성공한 후 최소 5년 이상 같은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성공 요인은, 일시적 유행이나 남들의 이목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난 이유를 근거로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또한 목표 달성의 힘겨운 과정 요소요소마다 참신한 동기 부여 아이디어를 비치하는 창의력도 목표 달성에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한가

  나름의 포부를 가지고 설정한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실행해나가기가 힘들다면 다음의 네 가지 질문에 대답해봅시다.
-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들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 이 목표를 달성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최악의 사태는 무엇인가?
- 현재 실천을 방해하는 주요인은 무엇인가?

  E는 아직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자본이 두둑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 사업으로 15억을 버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러나 왜 15억을 버는 것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그 이유는 모른다고 합니다.  무엇을 살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슈퍼마켓으로 가겠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그렇게 몇 가지 주섬주섬 사들고 나온 물건들이 소중하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애써 힘겹게 이뤄낸 결과를 가지고 '겨우 이것 때문에 그 고생을 했나'하며 한숨쉬는 이들이 많습니다.

  여러분, 이루고자하는 꿈이 소중한 이유를 자신에게 뚜렷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알고 보면 대단한 능력입니다.

  *칼럼에 대한 느낌이나 코칭 문의를 이메일로 보내시면 답해드립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2647-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