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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목소리 조수미 성악가"와 나누는 이야기
  • 위클리홍콩
  • 등록 2025-11-21 02:56:58
  • 수정 2025-11-21 20: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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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터 클래스에서 만난 그녀


“오늘 인터뷰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선, 지난 5월 프랑스에서 문화예술공로훈장(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을 받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제 연주회는 인형처럼 정말 아름다우셨고 멋지셨습니다. 어제는 당신의 아름다운 연주회를 감상하였고 오늘은 당신의 입김과 손끝으로 키워나가는 후세대들의 연주회를 누렸습니다.”


 

Q1. 훈장을 받으신 날, 많은 감정이 교차하셨을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볼 때 그날이 선생님께 어떤 의미로 남는지 궁금합니다.

 

▲ 네, 이 훈장이 프랑스에서 수여되었다는 점이 더욱 뜻깊게 느껴집니다. 문화 대국인 프랑스가 제 예술의 길을 인정해 주셨으니까요. 프랑스인들은 국적이나 인종을 초월해 실력 있는 예술가를 진정으로 존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 그들로부터 받은 리스펙트이기에 더욱 가슴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Q2. 요즘 한국의 예술과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K-컬처와 한국의 예술혼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누구보다 크게 기여하고 계신데요, 이러한 한국의 예술혼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 네, 그럼요. 결국 음악이나 사람의 감정이라는 건, 우리가 어느 인종이든, 어떤 말을 쓰든, 어떤 종교를 믿든, 인간이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은 다 비슷하지 않나요? 그래서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을 때나, 가슴에 와닿는 가사를 접할 때, 그것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고 안정시키는 힘을 가진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을 '세계인의 공통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한국의 예술혼도 바로 그런 보편적인 감동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3. 2036년이면 데뷔 50주년을 맞이하시게 됩니다. 그때까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성공의 비결이 있으실까요? 

 

▲ 네, 제게는 항상 배우고 일하고 싶은 욕심과 호기심이 큰 편이었는데, 그게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유명해지고 이름이 알려지면 쉽게 나태해질 수 있는데, 그런 순간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저는 그런 시기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아티스트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아도, 늘 겸손하게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이건 부모님의 교육이 정말 컸고, 그 덕분에 해외에서도 제 재능과 당당함으로 자신 있게 활동하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Q4. 노래에서 마음의 이미지 트레이 트레이닝이 큰 역할을 한다고 하죠. 선생님께서는 실제로 발성하기 전 마음속으로 노래를 떠올리실 때, 그 내면의 연습이 실제 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시나요? 어제도 멋진 연주회를 감상했지만 사실 저는 오늘도 몇 명의 연주회를 눈으로 확인했어요. 아까 학생들 가르칠 때 봤거든요! 

 

▲ 제 생각에 진짜 예술적인 재능은 결국 타고나는 것 같아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그런 능력은 아니라서요. 저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좋은 목소리를 타고났고, 거기에 전문적인 교육도 받았지만, 정말 큰 영향을 준 것은 이탈리아에서 보낸 30년 이상의 시간이었어요. 그곳에서 패션, 음식, 와인, 예술 같은 유럽의 문화를 몸소 배우고 살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했죠. 그런 다양한 경험들이 쌓여야만 비로소 '미'에 대한 안목이 생기고, 무엇이 완성된 것인지 보는 눈이 들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예술적인 것들이 술술 풀리는 느낌을 받아요.

 

그리고 이렇게 쌓인 감각은 실전에서 정말 큰 힘을 발휘합니다. 가끔 준비 시간이 매우 짧은 공연에서도, 익숙한 곡이라고 해도 그 순간에 핵심을 짚어내고 스테이징이나 구성을 즉석에서 바꿔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미리 공부해 온 것보다는, 오랜 시간 몸에 밴 그 문화적 감각과 경험이 훨씬 더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세세한 준비보다는, 내면에 깊이 새겨진 그 감각이 즉흥적인 순간을 가장 잘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거죠.

 


Q5. 제가 가장 사랑하는 곡은 선생님의 Caccini – Ave Maria 입니다.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목소리’란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영혼이 머무는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단순하지만, 어쩌면 철학적인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께 ‘목소리’란 어떤 존재인가요?

 

▲ 아, 목소리요? (웃음) 글쎄요, 제게 목소리는 정말 특별한 선물이자, 어머니와의 깊은 인연을 담은 거랄까요.

 

어렸을 때부터 목소리가 너무 독특하다고, 초등학교 시절에도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싶어 찾아올 정도였대요. 어머니께서 “아이한테 너무 부담스럽다”며 보내셨지만요. 그런 기억은 전혀 안 나는데, 어머니의 이야기로 들었죠. ‘웅변대회’에 나갔을 때도 대학생 언니, 오빠들을 제치고 최우수상을 받았어요. 사람들이 노래뿐만 아니라 제 평소 말하는 목소리, 웅변에도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거든요. 그때부터 제게 재능이 있다는 건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그런 저를 어머니께서는 성악가로 키우겠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셨죠. 그 이야기를 하려면 3일은 걸릴 텐데… 제게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컸던 것 같아요. ‘엄마’라기보다 한 여성으로서 동등하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런 감정을 어린아이가 느낀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니잖아요? 다행히 재능이 있어서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지만, 만약 제가 재능이 없거나 게을렀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결국 제 목소리는 단순한 재능을 넘어, 어머니의 꿈과 제 어린 시절의 특별한 감정이 함께 빚어낸 소리인 것 같습니다.


 

Q6. 가장 애정하고 좋아하는 홍콩 배우는요? 

 

▲ 아무래도 브루스 리가 최초의 동양인으로서 전 세계를 제패한 가장 큰 스타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 케이팝이 인기 있고 동양인들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잖아요, 이게 갑자기 된 게 절대 아니거든요. 반드시 그 길을 처음 열어준 선구자, 파이오니어가 있었고, 그분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브루스 리나 Jackie Chan 같은 스타들이 쿵푸라는 중국 무술을 통해, 특히 미국에서 동양인들의 존재감을 크게 키웠고, 할리우드 스타들과 동등한 위치를 만들어 냈어요. 지금은 그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업적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오페라라는 분야에서 파이오니어라는 자부심을 느끼는데, 그 길을 터준 선구자의 의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8. 홍콩에 오면 꼭 들르고 싶은 식당은요?

 

▲ 아, 저는 세계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현지인들이 직접 찾는, 관광객 전용이 아닌 로컬 음식점을 찾아가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꼼꼼히 찾아보고, 일부러라도 그런 곳을 찾아가서 식사를 하죠. 홍콩은 정말 맛있는 집이 너무 많아서 지금 당장 이름을 하나 두개 꼽으라면 말이 안 나올 정도예요. 저는 고기는 잘 먹지 않는 대신, 딤섬을 정말 좋아하고 각종 면 요리도 잘 먹는 편입니다. 사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오늘은 뭘 먹지?'일 정도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진짜로 미식을 사랑하니까요.


 

위클리홍콩은 이 외에, 조수미 성악가에게 해외출장에도 꼭 가지고 다닌다는 빨래판에 대해 서도 물었다. 그녀는 일종의 리추얼(ritual)이라고 답하였고 자신을 purify 하는 느낌이라 말했다. 자기관리하는 비결을 물었을 때 “그런 말만 나오면 정말 대답할 자신이 없다”라고 쑥스럽다고 웃음지었고 운동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를 가든, 어떤 호텔을 가든 반드시 피트니스 시설이 있는 곳을 고르는 게 기본이다.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고 나면, 뭔가 마음에 '오늘도 뭔가 했다'는 그런 안도감이 들고 안심이 된다.”라고 답했다. 

 

이렇게 위클리 홍콩과 많은 홍콩교민들 특히 강유진, 김채원, 박상훈님이 애정하는 조수미 성악가와 인간미 넘치고 다정한 대화를 나누었고 그녀의 건강과 빛나는 앞날을 기원하며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글. 위클리홍콩 곽을영, 사진. 위클리홍콩, 조수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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