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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칼럼 [힐링 & 더 시티] 용서로 가는 길
  • 위클리홍콩
  • 등록 2024-02-01 06: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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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지, 4월에 바디 프로필 찍는데 헬스만 끊어놓고 한번도 안 갔잖아.”

“작년부터 밥먹기로 약속했는데 해를 넘겼네. 조만간 연락을 해야 되는데….”

“이직은 빨리 해야겠는데 자기소개서는 어느 세월에 수정을 하나. 이 회사를 더 오래 다녔다간 애사심 넘친다고 오해할지도 모른다고!”

“저 박스는 언제 열지? 이사온 지 벌써 삼 년이 넘었는데 저 속에 뭐가 든지도 모르겠네. 아 귀찮아.”

“어머나 비싸게 주고 산 비타민인데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네. 하루이틀 미루고 안 먹다가 돈만 낭비했잖아!”

 

습관 고치기, 다이어트와 운동, 명상, 채식, 금연, 창업, 해외 여행, 외국어 공부. 야심찬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새해부터 실천하기로 결심한 열의가 한풀 꺽이는 2월입니다.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미루는 목표에는 차마 종이에 써서 벽에 붙여놓지 못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버킷리스트에 보란 듯 올리지도 못 하고 밀쳐두는 은밀한 아이템 중 하나가 용서입니다.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고쳐먹으려 용서를 시도하지만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니, 내가 먼저 손을 내밀 이유가 뭐람. 잘못은 누가 저질렀는데.’ ‘반성하는 기미가 보일 때 용서도 해주는 거지. 뉘우치기는 커녕 오히려 당당하게 구는데 어림도 없지.’ ‘내가 그 일로 마음고생한 세월이 얼만데 용서가 되겠어? 쉽게 풀릴 일이 절대 아니라고!’ 죽기 전 가장 후회하는 일로 용서가 아무리 숱하게 언급된다고 해도 막상 미움을 내려놓고 이해를 택하는 치유의 여정은 우리에게 여전히 버거운 숙제로 다가옵니다.

 

 

“‘그 일을 경험하게 해준 당신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상대방을 용서한 것입니다.”

- 오프라 윈프리 -

 

 

베네수엘라 출신 재키 사브리노는 미국 유학 중 파티에서 돌아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중앙선을 넘은 음주운전 차량이 재키가 타고 있던 차를 들이받았습니다. 불길에 휩싸인 차에서 구조된 갓스물의 재키는 극심한 화상으로 손가락을 포함해 머리카락, 눈꺼풀, 입술, 코와 귀를 잃고 말았습니다. 기적처럼 살아난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각막이식을 비롯한 120여 차례 수술과 고된 재활을 감내하며 음주운전 근절 캠페인에 나선 재키는 수많은 이들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 쇼에 초대된 재키는 복역 중인 음주 운전자의 어머니를 위로하며 두 팔 벌려 안아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영어를 배우러 미국으로 떠난 외동딸의 운명을 뒤집어놓은 음주 운전자를 법정에서 만났을 때도 말했습니다. “나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오프라도 이 젊은 여성을 보며 “내면의 아름다움”과 “생존”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었다고 감탄했습니다.

 얼마나 피해를 입었고 삶이 부서졌는지 주저앉아 되새길수록 상처가 낫는 회복의 시작은 멀어집니다. 행복하든 불행하든 우리는 삶이란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매순간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상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하며 위로해주기만을 기다릴 수도 있고, 스스로 아픈 마음의 상처를 소독하고 돌보며 다시 일어설 수도 있습니다. 힘겨운 기억보다 그것을 이겨내는 작은 최선이 용서와 치유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칼/럼/소/개

케세이 퍼시픽 항공 (Cathay Pacific Airways) 근무 이후, 전문 코칭과 생채식 셰프 (Raw Food Chef & Health Educator) 자격을 취득한 라이프 코치 베로니카의 힐링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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