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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소소한 여행일기 –방콕에서 긴 하루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5-28 17:45:09
  • 수정 2019-05-28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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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젯밤 늦은 도착에도 불구하고 배꼽시계가 날 깨웠다. 바쁠 게 없는 도시에 오니 갑자기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창가에 구석진 곳을 찾아서 나만의 힐링 공간을 확보..
 
 
 
 
 
어젯밤 늦은 도착에도 불구하고 배꼽시계가 날 깨웠다.
바쁠 게 없는 도시에 오니 갑자기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창가에 구석진 곳을 찾아서 나만의 힐링 공간을 확보했다.
맛있는 조식 메뉴가 분명 많았는데 중국단체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조식이 종류만 많고 맛이 뭔가 2프로 부족한 느낌은 나만 느끼는지 모르겠다.
수영도 한 시간 하고 호텔 셔틀버스를 타고 몰로 향했다 .
15분이면 도착 할수 있는 곳을 세계에서 유명한 방콕의 교통체증으로 50분 만에 도착했다.
도로는 삼년내내 공사중이고 날씨가 더워서 하다말다 하는 일처리를 보니 이방인인 내 마음만 답답해진다.
운전하는 태국인들은 매일 있는 일상이라 도로가 꽉 막혀도 조급해 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를 즐긴다.
얼마 전 대관식을 마친 라마 10세 왕 사진은 거리마다 정성껏 20미터마다 붙어있고, 건물마다 금색의 왕실의 위엄을 보여주고자 장식되어 있었다.
태국지페에도 옛 국왕의 얼굴이 사라지고 새 지페에는 모두 아들인 왕의 사진으로 교체되고 있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 중 단 한대도 빵빵 거리지 않는다.
차들 사이로 수도 없는 오토바이들이 곡예를 하듯 끼어들어도 아랑곳 하지 않는 여유. 너그러운 불교국가 다운 국민성이 돋보인다.
걸어서 와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할 시간에 몰에 도착했다. 몰에서 타이 맛사지랑 태국음식을 먹고 쇼핑몰 맞은편에 있는 로컬 시장을 둘러보기로 하고 발길을 복잡한 골목으로 옮겼다.

한국음식에 베이스가 대부분 고추장 된장 마늘 고춧가루가 사용되듯,
태국음식도 대부분 피쉬소스에 칠리, 타이 바실, 라임, 마늘등이 있으면 대충 파파야, 망고 샐러드를 만들수 있다 .
유튜버란 채널이 나오면서 모든 것이 편해졌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고, 안 해본 메뉴도 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가 있는 좋은 세상이 도래했다. 그래서 나도 요리란 걸 한다.

과일과 야채가 끝도 없이 늘어진 시장에서 싱싱하고 싼 가격에 행복하고, 아무리 복잡하고 더워도 여유 있게 웃으며 정으로 대하는 상인들에게서 또 한 수를 배웠다.
힘든 생활환경에도 웃으며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일에 대한 마음자세는 이방인의 눈에는 득도 한듯 보였다.
힘들면 불평하고, 바쁠 땐 짜증난 마음이 드러나고, 힘든 상황에선 오로지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나의 가벼움이 부끄러워 졌다.

시장보기는 너무나 재미있었다. 동남아의 모르는 야채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있고, 아기자기한 봉지들에 소분되어서 판매하는 각종 양념들, 열대 과일들이 수북이 쌓여서 흥분한 마음으로 가방이 점점 무거워 졌다.
샐러드에 넣을 볶은 땅콩도 사고, 파파야도 사고, 망고, 칠리 등등 어깨가 무너질 만큼 되자 아차하고 멈추었다
너무나 싼 가격에 정신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즐거운 장보기가 끝나고 호텔방에 와서 사온 망고를 하나씩 포장을 다시 했다 망가지지 않게.
아줌마의 뿌듯한 장보기를 마치고 호텔 부근 식당에서 점심때 못 먹은 나머지 타이 메뉴를 시켜서 저녁을 먹고 나니
해가 지고 있었다.
긴 하루가 지나갔다. 느긋함과 여유가 있었고, 나를 위한 작은 사치도 있었다. 또한 무겁고 더운 시간도 있었지만 즐거운 방문이었다.
오늘도 스쳐간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들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준 그들과의 소통에 감사한 긴 하루였다. 한 야채가게에서 글을 모르는 젊은 상인 아줌마의 얼굴이 떠오른다. 내가 구글로 찾은 향초를 못 읽어서 옆집에 물어서 팔면서 부끄러워 하신다.
전혀 글을 몰라도 너무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항상 미소로 성실하게 살아가실 그분 여정에 글을 모른듯 무슨 문제가 될까. 손잡고 도우면서 살다보면 모든 것도 극복되지만 아무것도 중요한건 없다. 우리의 마음이 중요할 뿐이다. 항상 그 분의 삶에 축복과 사랑이 넘치길 ...

(사진, 글 : 미사 Lee 위클리홍콩 여행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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