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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사고력 키우는 데는 신문이 최고"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4-22 16:22:26
  • 수정 2010-04-22 16: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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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13호, 4월23일
다양한 사회현상 담긴 기사, 아이들 호기심 자극해
탐구력·글쓰기 실력 늘고 창의성 교육에도 효과적
부모도 신문 읽고 대화하기…가족신문 만들면 좋아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문'이 교실로 들어와 효과적인 수업교재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신문에는 모든 교과의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통합적 자료들이 담겨 있다. 분석적 기사를 토대로 다양한 사고를 전개할 수도 있다. 그러니 수업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교실 수업은 일방적 강의가 아닌 교사와 학생간의 자유로운 의견이 오고가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물론 수업방향을 잡기 힘들다는 교사들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교육과정에 맞는 신문 기사를 제때 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와 가정에서 '신문활용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한국신문협회 NIE 한국위원회 심옥령(58) 부위원장을 만나 신문활용교육의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심 부위원장은 최근 <초등학교 신문활용교육의 실제> (한국문화사)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신문활용교육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수업 교재에는 다양한 자료가 쓰일 수 있다. 신문뿐 아니라 잡지, 텔레비전도 활용할 수 있다. 교과서로 모든 교과를 다 가르칠 수 있듯이 신문으로도 모든 교과 수업이 가능하다. 특히 신문엔 다양한 내용의 기사가 실려 있고 같은 사건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어 수업용 교재로 유용하다.

초창기 신문활용교육은 기사를 오리고 붙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기사를 찾아 읽고 이해하는 수업에서 최근엔 문제해결능력과 의사소통능력을 요구하는 수업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수업준비를 하게 된다. 수업의 질이 높아지고 고등 사고능력을 요구하는 질문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도 다양한 신문의 기사를 비교 분석해 읽으면서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있다. 앞으로도 신문활용교육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초등학교 교과서를 분석해 보니 신문을 활용하지 않고는 수업 진행이 힘들겠더라. 사회과가 특히 그렇다. 다양하게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엔 신문만큼 좋은 학습 자료가 없다."

우리보다 앞서 신문활용교육을 시작한 다른 나라 상황은 어떤가?
"세계신문협회가 지난 2001년에 실시한 조사를 보면 신문활용교육을 하고 있는 나라는 52개국에 이른다. 미국은 1930~50년대에 신문활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현장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스웨덴은 1959년에 신문활용교육을 도입했고 교육 강국인 핀란드는 1970년대에 신문활용교육을 시작했다. 학교에 신문을 무료로 제공하는가 하면 신문활용교육을 의무화하는 나라도 있다.

특이한 점은 신문활용교육의 주체가 지역신문이라는 것이다. 학교와 신문사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코디네이터가 있다. 신문사에 소속된 코디네이터는 신문기사를 학생들이 읽기 쉽게 재구성해서 제공해주는 구실을 한다. 지역 학교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신문활용교육 상황을 살펴보고 교사 연수는 물론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신문활용교육이 널리 퍼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교과서로 배우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알기 위해선 신문을 봐야 한다. 교과서는 몇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미 늦은 정보다."

신문활용교육의 교육적 효과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문활용교육이 교육에서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신문에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정치, 국제, 스포츠, 연예 등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다. 한 사건이 기사, 만평, 사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돼 있어 아이들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 모든 학습에서 신문기사는 배경지식이 될 수 있고 자기 진로를 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토의·토론 수업을 할 때는 신문을 봐야 정보도 얻고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아이들도 생각한다. 토론 준비를 위해 신문기사를 직접 찾아보는 행위 자체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 아닌가. 상대방의 질문을 예상해보고 신문 자료를 꼼꼼히 읽다 보면 비판적 글 읽기의 토대를 쌓을 수 있다. 궁금증을 갖다 보면 탐구능력이 생기게 되고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면 글쓰기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신문활용교육을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들이 신문활용교육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수업준비를 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크다. 교육과정과 연계된 기사를 직접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수업 시점에 맞는 기사가 바로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들에게 지역사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신문을 통해 알아보라고 했더니 "아무 일도 없다"는 대답이 나왔다고 한다. 지역신문이 활성화되지 못한 탓도 있다. 하지만 신문사에서도 교육과정과 연계된 기사를 써줬으면 한다. 신문사와 교육당국이 같이 노력하면 된다. 며칠자 신문에 이런 내용이 나올 예정이라는 점만 알아도 교사들이 쉽게 찾아서 쓸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 신문을 지루하고 재미없는 매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신문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렸을 때 초등 1학년 수업을 신문으로 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국기와 유니폼 등을 신문으로 분석했다. 아이들이 선수들의 유니폼과 해당 나라의 국기 색깔이 비슷한 것 같다며 호기심을 보이더라. 6학년 아이들과는 '코소보 사태'에 대해 토의를 했다. 신문에 나온 주변 관련국 지도자들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오늘의 내가 본 신문 이야기' 같은 말하기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스포츠, 연예 뉴스 등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매일 간단하게 발표하는 훈련을 하면 신문을 좀더 친숙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신문활용교육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교사와 마찬가지로 부모님도 신문을 봐야 한다. 기사를 함께 읽고 가족이 대화의 장을 만들어 보는 게 중요하다. 흔히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하지 않나? 신문을 보다가 아이가 좋아하는 연예인 기사가 나왔다면 대화를 한번 시도해 봐라. "엄마가 신문에서 봤는데"로 시작하면서 아이가 관심을 갖는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면 된다. 가족신문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 회의를 통해 편집 방향과 역할 분담에 대해 논의해 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신문의 중요성을 느껴야 한다."

신문활용교육에 대한 신문사와 학교의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학교 교육과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초등학교 수준에선 필요한 자료가 그렇게 많지 않다. 교육과정 진도에 맞춰 2주 정도만 앞서 기사를 써주면 된다. 전 교과가 힘들다면 사회과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면에 한계가 있다면 온라인상에서라도 수업에 활용될 수 있는 기사를 실었으면 한다.

학교의 불만과 신문사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앞서 말한 코디네이터를 두는 것이다. 신문을 잘 아는 코디네이터가 있으면 학교 실정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건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학교뿐 아니라 지역내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도 신문활용교육을 하고 있다. 신문활용교육을 좀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뭐라고 생각하나?
  “신문활용교육을 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신문활용교육이 창의성 교육에도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사교육 없이 아이를 직접 가르치기 위해 신문활용교육 지도사 과정을 수강하는 학부모도 있다. 

  읽기 자료로 신문은 최상의 교재다.  정부도 읽기 교육이 중요하고 신문활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지원에 적극적이지 않다.  신문협회 차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예산 문제로 한계가 있다.  아이들이 문자매체와 점점 멀어지고 있는데 신문사의 노력도 절실한 것 같다.  신문활용교육이 교육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지녔으면 한다.  교육이 문제이고 변화가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신문’을 잘 활용하면 고등 사고능력은 물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신문활용교육은 그런 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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