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로도 오염물질 걸러내기 힘들어
식수 수질 문제는 홍콩 시민 사회의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한 조사에 따르면 64%의 응답자가 자신의 집 식수가 뿌옇게 혼탁해지거나 녹슨 쇳가루와 같은 불순물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지은 지 16~20년 된 아파트의 경우 73%의 응답자가 수질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대학 민의연구계획(民意硏究計劃)은 올해 2월부터 1031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 조사를 벌였으며 응답자 중 64%가 가정용 식수에서 유백색 또는 녹물 등의 혼탁 현상 또는 진흙과 같은 침전물 등의 다양한 수질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건축연령이 16~20년 된 건물이 가장 많은 수질 문제 발생 건수를 나타냈다.
조사에 따르면 97%의 응답자가 수돗물을 직접 식수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90%는 끊이지 않은 물은 식수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수 수질 평가에 대해서는 10점 만점 기준 평균 5.6점을 기록했고 응답자 중 18%는 1~4점의 불합격 평가를 내렸다. 79%는 수질이 나쁜 식수를 장기간 마시게 되면 위장 장애나 설사 같은 증상을 겪게 된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의 응답자만이 수돗물을 그냥 식수로 사용한다고 밝혔고 72%는 정수기를 이용해 세균이나 불순물을 제거한다고 답했다.
조지휘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수에 존재하는 세균과 바이러스의 경우 정수기로도 모든 병원체를 제거할 수는 없다"며 정수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수도관과 정수기에 대장균이나 콜레라균이 번식하게 된다고 설명하고 "식수는 반드시 100도로 1분 이상 끓여 질병의 원인 물질을 제거하고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증류수가 아닌 기타 생수의 경우 반드시 끓여서 소독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증류수를 사 마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홍콩 수무서(水務署, Water Supplies Department) 관계자는 "홍콩의 식수는 모두 정수장의 엄격한 처리와 소독 과정을 거쳐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어떠한 세균도 함유하지 않은 깨끗하고 위생적인 수질을 확실하게 유지해 이를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샘플을 채취해 수질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공중위생과 시민건강 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각 가정에 공급되는 수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물 수도관의 유지 관리만 잘 하면 식수를 반드시 끓여 마실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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