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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칼럼] "SAY YES to YOUR LIFE" - 누가 뭐라든 올해는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02-26 10:23:09
  • 수정 2010-02-26 10: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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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06호, 2월26일
비용도 저렴하고 솜씨 좋다는 치과를 소개받은 P. 일단 치료를 받고 나면 단골이 되는 환자들과 달리 그녀의 방문은 한 번으로 끝이 났다. "어머나 왜요? 가격이 마음에 안 드세요?" "아뇨, 가격은 다른 데 비해 확실히 싸더군요." "아 그럼 치료를 아프게 해서요?" "소문대로 아프지 않게 잘 하는데 직원들이 좀 별로예요. 사람 차별하거든요. 있어 보이면 잘 해주고 안 그러면 눈도 안 마주치고 퉁명스럽게 굴더라구요." 인간평등을 실천하는 치과를 찾을 때까지 욱신대는 그녀의 잇몸은 좀더 고생을 해야 될 모양이었다.

매년 치료를 미룬 탓에 심해진 우울증세 때문에 가족의 권유로 전문가를 찾은 D가 집에 돌아와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분 책상 주위가 나보다 더 엉망이더만. 안정감이라곤 전혀 없고 말이야.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데 사무실이 그래 가지고는 그쪽 심리상태가 의심스러워서 내 심리를 믿고 맡길 수가 없겠더군." 그의 반응은, 컨디션이 안 좋아 디톡스 센터를 찾아갔다 접수직원 얼굴에 난 기미를 보고 디톡스를 포기한 싱글녀 K를 떠오르게 했다. 결국 책상이 말끔한 상담사를 찾을 때까지 D와 가족들은 그의 우울증을 참아줘야 할 모양이었다.

금연에 성공한 친구 남편들과 비교하며 빈정대는 아내가 얄미워서 담배를 더 피워댄다는 B는 아내가 변할 때까지 건강은 잊어야 할 것이다. 쭉쭉빵빵 회원들이 거슬려서 헬스에 안 간다는 주부C는 그녀들이 사라질 때까지 S라인이고 뭐고 다 잊고 두루뭉술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명품가방 하나 장만하러 숍에 들렀다 도도한 점원 눈치에 기가 죽어 입도 뻥긋 못해보고 매장을 나선 G는 당당함을 키울 때까지 낡아빠진 짝퉁백을 들어야 할 것이다. 안내받은 테이블이 벽을 마주보는데도 억지로 참고 앉아 하버를 등진 채 저녁을 먹고 온 M도 자기가 원하는 자리를 요청하는 습관을 익힐 때까지 원치 않는 테이블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해보기 전에 보이는 상황에만 반응하고 기분이 상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돌보지 못 할 때가 많다. 담배로 아내와 신경전을 벌이느라 점점 퇴색하는 자신의 폐를 돌보지 못 하고, 쭉쭉빵빵녀와 자기 몸을 비교하느라 군살보다 더 문제인 위축된 자신감을 돌보지 못 하고, 럭셔리한 곳만 가면 지은 죄도 없이 움츠러드느라 속에 똘똘 뭉친 열등감을 돌보지 못 하고, 매사에 입 다무는 버릇을 익힌지라 속마음이 바라는 것들을 돌보지 못 한다. 삶에 소중한 우선순위와 본질을 챙기지 못 하고 감정에 휩쓸려 해를 넘기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영국에서 방문하는 금연 전문가의 세미나에 동료들과 참석하겠다던 흡연맨 B는 막판에 약속을 취소해버렸다. 아내의 비아냥에 또 흔들린 때문이었다. "세미나에 간다니까 의지력 박약에 돈까지 낭비하지 말라고 쏘아붙이길래 포기해버렸죠. 금연도 배우자 내조가 있어야 성공한다는데 와이프는 아예 줄담배를 피우게 하는 원인이라니까요."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의 새해가 눈앞에 선했다. 지난해와 똑같은 부부싸움과 찌든 버릇이 재생 반복될 새로울 것 없는 그런 새해가.

밑져야 본전인 셈치고 올해는 이런 시도를 해보면 어떨까. 누가 뭐라던 직감대로 시원하게 밀어붙이고, 누가 뭐라던 눈치 보던 일을 저질러버리고, 누가 뭐라던 혼자서 출발 테이프를 싹뚝! 자르고 달려 나가는 것이다. 그런 나를 누가 칭찬한다면 금상첨화일 뿐이지 그게 결코 실행의 필수조건은 아님을 상기하면서 용감무쌍한 바람 같은 모습으로 말이다.

그러니 올해는 무엇을 이룰지 주제를 한번 정해보자. 작심삼일로 기억에서 멀어진 연초 계획도 봄이 오기 전에 회생시키고 기회를 주자. 그런 다음 누가 뭐라던 올해는 소모적인 실랑이보다 삶에 중요한 초점에 집중하며 태권브이 같은 한방을 날리면 된다. 아무도 주지 않는 흥미진진한 기회를 더 늦기 전에, 누가 뭐라던 나 자신에게 선물해보자.


<글·베로니카 리(veronica@coaching-zo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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