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건물 지반공사 시작 후 균열 커져
옥우서 "구조물 위험 없어"
4명의 사망자와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홍함(紅磡) 마우타우와이(馬頭圍道) 건물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또 다른 낡은 건물에 구조적 결함이 발견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몽콕 부근 따이콕초이(大角嘴) 오크스트리트(橡樹街)에 위치한 한 건물은 30년 전부터 옆 건물 사이에 틈이 있었으나 최근 갑자기 이 틈이 'V'자 형태로 더 벌어지면서 건물 꼭대기의 균열이 1피트에 달하고 있다.
인근에서 진행 중인 공사 때문에 건물이 기울어지고 가라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던 건물 주민들은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고 수십 명의 주민들이 잠시 건물에서 피신했다.
홍콩 옥우서(屋宇署, Buildings Department)는 즉시 건물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해 건물 구조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고 계속해서 거주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일부 주민들은 안전을 위해 잠시 다른 곳에 머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균열이 발생한 오크하우스(Oak House, 橡樹樓)는 따이콕초이 오크스트리트 84~90호에 위치한 높이 11층의 주상복합 건물로 건물 나이는 41살이 넘었다. 바로 옆 건물도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다.
두 건물은 옥상부터 4층까지 'V'자 형태의 틈새가 벌어져 있으며 틈새가 가장 큰 옥상 부근은 농구공이 들어갈 만한 크기여서 그 사이로 하늘을 볼 수도 있다.
균열의 원인으로 지목된 공사 현장은 문제의 건물과 매우 가까운 곳으로 2주 전부터 철심을 박는 지반 공사를 시작했으며 높이 28층의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크하우스 주민들은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해 옆 건물과의 틈새가 더 벌어지고 타일이 떨어져 내리기도 했다며 마우타우와이의 건물과 같은 참극이 다시 나타날 위험이 크다는 불안감에 지난 6일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스스로 건물에서 나와 피신했다고 밝혔다.
오크하우스에 거주하는 한 남성은 "공사 현장에서 철심을 박을 때 집안의 유리창에서 굉음이 나며 흔들리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가 진동이 느껴져 벌떡 일어났다"며 "옥우서에서 위험하지 않다고 해도 마우타우와이 붕괴 현장이 선명해 안전제일을 위해 잠시 친구집에 머무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주민은 철심을 박을 때마다 지진처럼 느껴진다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오크하우스 건너편에 위치한 한 상점 주인은 지반 공사가 시작된 후 벌어진 틈새에서 타일이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다행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현장을 봉쇄하고 공사 현장의 지반 공사를 멈추게 한 후 옥우서에 건물을 검사하도록 연락을 취했다.
옥우서의 측량사는 공사현장 관계자와 경찰과 함께 건물 내외와 건물 내 20여 개의 아파트를 살펴본 후 건물의 균열이 확대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아 건물 구조물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며 새로운 균열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은 계속 거주가 가능하고 지반 공사도 중지할 필요가 없지만 호텔 건설회사에 공사장 부근 건물에 대한 정밀한 감찰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 건축학과 교수는 문제의 건물을 살펴본 뒤 "5층의 벽, 한 아파트의 주방 벽, 옥상의 벽 등에서 새로운 균열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됐다"며 건물 구조에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호텔 건설공사 시작 전 반드시 다시 안전평가를 실시하고 오크하우스의 보수 강화공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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