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켐 자선기금 승소… 토니 찬 제시 상속유언장 허위로 판결홍콩 차이나켐(華懋) 그룹의 니나 왕 전 회장이 남긴 1천억 홍콩달러(약 15조원)의 유산을 놓고 벌어진 3년에 걸친 세기의 상속재판이 차이나켐 자선기금측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홍콩 고등법원은 2일 니나 왕의 유산 소유권 상속재판에서 유산 소유권이 '니나 왕의 숨겨진 애인'을 자칭한 전속 풍수지리사 토니 찬이 아니라 니나 왕의 친족들이 운영하는 자선기금측에 있다고 판결했다.
존슨 램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토니 찬이 소유하고 있는 니나 왕의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판정하면서 차이나켐 자선기금의 상속권을 인정했다. 램 판사는 300여 쪽에 달하는 판결문에서 "니나 왕이 2006년에 써 줬다고 토니 찬이 주장하는 유언장에 니나 왕이 서명하지 않았다"면서 "토니 찬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제시한 문제의 2006년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결론냈다.
이번 유산상속을 둘러싼 분쟁은 2007년 4월 니나 왕이 자식도 없이 난소암으로 숨을 거두면서 발생했다. 니나 왕이 사망한 지 얼마 후 토니 찬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니나 왕의 숨겨진 애인'이었다고 주장했다. 토니 찬은 기자회견에서 "니나 왕은 2006년 나를 유일한 수혜자로 지정한 유언장을 써 줬다"며 니나 왕 사망 전인 2006년 10월 16일자 유언장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니나 왕은 2002년 자신의 사후에 모든 재산을 차이나켐 자선기금에 넘긴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한 바 있어 이에 따른 공방이 발생한 것이다.
재판에서 토니 찬은 니나 왕과 애인 사이였다며 자신의 상속권리를 주장했으나 니나 왕의 유족과 차이나켐 자선기금측 변호인들은 토니 찬이 니나 왕에게 영생을 보장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였으며 '유산을 토니 찬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2006년 유언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홍콩의 재판정은 유언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영국 출신의 로버트 래들리(차이나켐 자선기금측)씨와 호주 출신의 폴 웨스트우드(토니 찬측)씨 등 최고의 문서감정가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니나 왕은 부동산 재벌이던 남편 테디 왕이 1990년 납치된 이후 실종되자 법원에 사망선고를 받아내고 남편의 재산을 상속받았다. 이 과정에서도 시아버지와 유산을 둘러싸고 8년간 법정공방을 벌여 승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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