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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김수환' 천르쥔 추기경 퇴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4-16 15:57:23
  • 수정 2009-04-17 09: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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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65호, 4월17일
▲ 2007년 7월 1일 홍콩 반환 10주년을 맞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동참한 천르쥔 추기경
▲ 2007년 7월 1일 홍콩 반환 10주년을 맞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동참한 천르쥔 추기경
 "앞으로 중국 종교 자유 위해 헌신할 터"

지난 9일 천주교 홍콩 교구 찬얏관(陳日君) 추기경이 퇴임 의사를 밝혔다.

찬 추기경은 홍콩 지엔다오 천주교 성당에서 마지막 부활절 미사를 집전한 자리에서 일찍이 3번이나 퇴임을 신청했었다면서 퇴임을 공식화했다.

찬 추기경은 미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중국 교회 활동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 교회는 종교의 자유가 없었으며 심각한 박해를 받았다면서, 교황이 자신을 추기경으로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 출신인 찬 추기경은 89년부터 96년 사이 중국 교회에서 강론했으며, 중국 교회의 상황에 정통한 인물로 손꼽힌다. 그는 중국의 거부로 입국할 수 없더라도 중국 교회를 도울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으며, 중국 교인들의 종교 자유를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찬 추기경은 부활절을 앞두고 체포된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 정딩 교구의 자즈궈(賈治國) 주교의 근황에 대해 밝혔다. 그는 다소 분개한 표정으로 "자즈궈 주교를 비롯해 많은 신부들이 감옥살이를 하고 있으며 어떤 신부는 십년 넘게 갇혀 있다"면서, "21세기에 정부가 이유 없이 사람을 감옥에 집어 넣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바티칸이 임명한 자즈궈 주교는 올해 70세로, 1980년대부터 당국의 탄압을 받아왔으며, 2004년 이후에만 6회에 걸쳐 체포됐었다.

찬 추기경은 중국 당국이 자즈권 주교를 체포한 것은 지하교회와 지상 교회가 손잡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교황청은 중국이 임명한 장타오란(蔣陶然) 주교를 사면 조치했고, 장 주교는 자즈궈 주교를 수차례 만나 통솔에 따를 것을 합의했다. 두 주교는 지하 교회와 지상 교회의 합병에 대해 상의했고 중국 당국은 "교회의 합일은 정부가 주관하는 일"이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뒤 자즈궈 주교를 체포했다.

찬 추기경은 "마르크스 주의를 신봉하는 공산당은 무신론을 주장해 왔다"면서 공산당의 통치 하에서 진정한 종교 자유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사람들이 신앙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세계의 석학과 과학자들이 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선입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이 주교를 임명하는 것을 내정간섭이라고 여기는 나라는 없다고 덧붙였다.

찬 추기경은 과거 홍콩인들과 함께 23조 법안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반대 투쟁에 동참하는 등, 중국 당국의 인권탄압, 파룬궁 탄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국내외의 신망을 받아 왔다.

찬 추기경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현대 사회의 병폐에 대해서도 약자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새로운 문화는 권력자에게 아첨하고 약자를 무시한다. 이것은 사회의 하나의 추악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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