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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인사이트] 中 위안화의 국제통화 실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9-01-02 12:38:17
  • 수정 2009-01-08 11: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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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52호, 1월2일
중국이 자국 화폐인 위안(元)화를 아시아지역 기축통화로 격상시키는 등 위안화의 국제화에 본격 착수했다. 세계 양대 기축통화(Key Currency)인 미국 달러와 유로에 맞서 위안을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기축통화로 내세우는 한편, 아시아 통화패권 경쟁에서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장기플랜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4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홍콩, 마카오와 수출입거래에서 달러 대신 위안으로 무역결제를 할 수 있도록 일부 지역에 허용했다. 또 남부지역인 광시자치구와 윈난성 기업들이 아세안 10개국과 무역할 때에도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 간 통화스왑 협정이 타결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번 조치는 광둥성ㆍ양쯔강 하류ㆍ광시자치구ㆍ윈난성 등 일부 지역에 시험 실시되는 것이지만 앞으로 중국 내 적용지역 뿐만 아니라 위안화 결제 상대국가도 계속 늘려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이미 위안화 국제화를 담당할 '환율국(局)'을 신설했고 톈진 빈하이신구에 위안화 역외거래시장을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 외환당국은 그동안 핫머니 등 국제자본이 급격하게 유출입되는 것을 염려해 위안화 사용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달러화에 대한 불안이 심해지자 위안화를 국제결제나 외환보유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이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고 나서자 아세안ㆍ몽골ㆍ북한 등이 위안화 외환보유액을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10개국과 몽골·북한 등 12개국 위안화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814억위안(15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2005년 인민은행이 '홍콩ㆍ러시아ㆍ북한ㆍ베트남 등 주변 18개국 위안화 유통조사'에서 이들 국가의 2004년 말 위안화 외환보유액이 216억위안이라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3.8배가량 늘어났다. 이는 중국이 무역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해나가자 중국에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보유액을 달러ㆍ유로화에서 위안화로 교체하는 '달러화 체제 이탈'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위안화는 이미 동남아와 몽골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몽골·북한·네팔·파키스탄·베트남·미얀마·라오스 등 8개국과 '상호화폐결제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2003년에는 이들 지역과 무역을 할 때 위안화 유통을 합법화했다. 그 결과, 베트남에선 2004년부터 국가은행이 위안화 예금을 취급하고 있으며 국경무역의 95%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베트남 전역에서 위안이 통용되고 있다. 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에서도 위안이 자국 화폐와 동일하게 통용되고, 몽골도 중국과 국경무역에서 약 30%를 위안화 현금으로 계산하고 있다.

홍콩에서도 1000억~2000억위안 규모가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4년 말 122억위안이던 홍콩 내 위안화 예금잔액이 지난 10월에는 661억위안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5개 금융회사가 220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려면 몇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무역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써야 하는데, 달러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의 무역거래 중 달러 결제 비중은 75%에 달했다. 일본도 달러 결제 비중이 49~74% 선이다. 또 기축통화가 되려면 돈이 전세계에 퍼져 있어야 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부흥과 개도국 지원을 위해 달러를 풀었다. 베트남 전쟁 때도 그랬다.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무역 적자를 내면서 달러가 세계 곳곳에 퍼졌다.

돈의 힘만으로 기축통화가 되는 게 아니다. 군사력과 정치력도 압도적으로 우위여야 한다. 현재 미국 이외에 이런 요건을 갖출 만한 나라는 없다. 그래서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위안화의 국제화는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만만찮다. 이는 일본이 1964년 경상거래에서 시작한 자유태환을 1980년 자본항목으로 확대하기까지 16년이 걸린 사실을 감안한 것이다. 달러가 전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지는 안겠지만 일부 지역별로는 기축통화의 다극화 체제가 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출처 : 아시아투데이, 문윤홍 기자 sunnymoon@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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