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수십년 거주하며 뒤늦게 그림을 배운 늦깎이 화가 엘라 윤(Ella Yoon)과 영 리(Young Lee)가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전시회를 열었다. 듀오전으로 여는 엘라 윤과 영 리씨는 3년 전 부터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이번에는 1년여 간 심혈을 기울여 그린 유화와 수채화 17점을 15일부터 17일까지 선보였다.
▲ 엘라 윤씨(왼쪽에서 두 번째)가 남편(왼쪽)과 갤러리를 찾은 교민들과
함께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갤러리를 운영하는 문은명씨로부터 3년 전부터 그림을 배웠다는 두 사람은 한국과 중동지역과 유럽, 미국 등을 여행하며 얻었던 영감들을 사진과 글로만 남기던 즐거움은 차츰 직접 그리고 싶은 열망으로 변해갔고, 늦깎이 화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위독한 남편 곁에서 힘겨웠던 한 때를 지내며 삶을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엘라 윤씨는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고, 평소 그림그리기에 대한 열망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던 영 리씨를 만나 문은명씨로부터 그림을 배우며 작품 활동에 심취했다.
유화도 좋아하지만, 도화지를 메우고, 기본 색채에 또 다른 색을 덧칠하는 탁한 색채의 유화보다는 바탕색까지 맑게 드러내며, 삶을 투영하듯 잔잔한 아름다움을 머금은 수채화를 좋아한다는 엘라 윤씨는 홍콩의 툰문 시장을 수채화로 재밌게 표현해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한인상공회 김원식 부회장의 부인이기도 한 영 리씨의 그림 중에서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는 유럽의 한 오래된 벽을 그린 'Times'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영 리씨는 "그림을 한 점 한 점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자신 속에서만 안주하고 만족해하던 나를 남편이 끊임없는 격려와 지원을 보내줘 이렇게 여러 사람들 앞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회를 찾은 강호천 상공회장은 "매년 이들의 전시회를 방문해 그림들을 보아왔는데, 금년에는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감정 표현이 세밀하고, 그림의 완성도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엘라 윤과 영 리. 그들이 걸어온 인생 여정과 행복한 시간의 편린을 모은 이번 그림은 문갤러리를 찾은 홍콩교민들을 머나먼 이국땅으로의 여행에 초대해 어지러운 세상을 잠시 잊고 행복한 꿈에 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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