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의 금융 위기가 홍콩 시민의 신변에도 파급되고 있다. 홍콩언론들은 식품제조업체나 현지 텔레비전 방송국 등 유명기업의 정리해고나 실업자 대란 등의 문제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고용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홍콩수인 대학(香港樹仁大學)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홍콩시민 약 40%가 “작년보다 지출을 줄인다”고 답했고, 소매업계에서는 경기 자극책으로 소비 진흥권 (消費振興券)의 발행을 특구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한편, 홍콩총상사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약 90%가 2009년의 홍콩경제에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고, 약 40%는 10년 동안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홍콩인력자원관리 학회 보고에 의하면, 금융위기 발발을 계기로 홍콩에 있는 기업의 74%가 내년도의 급여체계를 재검토했다.
동 조사는 6~9월과 10월에 각각 이루어졌으며, 홍콩계 약 200개사와 외자계 800개사 이상이 경기악화에 따라 26%가 인원 감축, 16%가 승급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용주 단체, 내년 승급 실질 동결
홍콩의 수많은 대기업이 가맹하는 고용주 단체인 홍콩고용주연합회(EFHK)는, 매년 연말과 새해를 맞아 제시하는 승급가이드 라인에서 승급율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같은 승급동결은 각 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4일자 홍콩 각 언론에 의하면, 동 협회는 매년 10월에 다음해의 승급율을 나타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지만, 금년에는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내년의 경제 환경이 어디까지 악화될지 간파하기 어려워 발표가 12월까지 늦어 졌다.
1993년부터 구체적인 승급율을 결정해 매년 제시하고 있던 가이드라인 이 처음으로 중단됐다.
동 협회는 “기업은 무엇보다 고용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면서 “정리해고보다는 급여 예산의 삭감이나 노동시간 단축 근무, 무급 휴가 장려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500개 회원사에 홍콩 취업인구의 약 1/7을 차지하는 50만명의 회원을 두고있는 동 협회가 실질적인 승급 동결 제안은 물론, 임금삭감의 필요성도 언급한 것은, 홍콩의 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된다.
■ 6개 회사 1500명 감축
동 협회는 한편, 회원 기업의 현재 상황은 신형폐렴 SARS가 만연했을때 보다도 심각하며, 구정월(춘절) 후에는 더욱 악화되고, 2010년 후에나 다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원 기업 중에는 이미 정리해고를 시작한 기업도 다수 있다. 홍콩샹하이은행(HSBC)이나 시티그룹이 1,000여명의 인원을, DBS은행이나 스탠다드차터드 은행, AIA, TVB 등 회사도 총 1,500여명을 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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