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홍콩으로 가는 길목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황강코우안(皇崗口岸) 인근 주유소에는 두 지역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가득하다. 선전과 홍콩의 석유제품 가격 차이를 이용해 두 지역 사이에서 주유소 처럼 나선 개인 차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 8시께 황강코우안 인근 주유소에는 기름을 실으려는 차량들이 길게 늘어선다. 그 가운데 80%가 중국 본토와 홍콩 번호판을 함께 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신화통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불법으로 기름을 실어나르는 차량은 200~300대다. 이들 차량 대부분이 많은 기름을 실을 수 있도록 개조된 차량이다.
과거에는 시세 차익을 노려 개인적으로 몇 번 해보는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아예 전문 조직망까지 갖추고 선전 지하경제로 파고 든다.
11월 현재 선전에서 판매되는 일반 휘발유 가격은 ℓ당 6.77위안으로 홍콩 의 14.6~16.4홍콩달러(약 12.86~14.44위안)보다 8~9위안 싸다.
불법 유조 차량 소유주는 하루 6~7회 선전과 홍콩을 오가며 하루 평균 1만위안 이상 번다. 불법 개조한 유조차 3대만 있으면 연평균 100만 위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두 지역을 오가는 화물차 기사들은 홍콩으로 가는 길에 등유를 함께 운반해 버는 돈이 본업으로 버는 돈보다 많다고 말한다. 대형 조직망까지 갖춘 불법 주유 업체는 연간 2000만위안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두 지역의 기름 값 차이가 점차 줄자 불법 주유업체들은 왕래 수를 늘리거나 한 번에 더 많은 기름을 실을 수 있게 탱크 용량을 크게 개조하고 있다.
홍콩 해관 당국은 지난 5개월 동안 42건의 불법 개조 차량 관련 사건을 수사 했다. 그 과정에서 38명을 구속하고 20여t의 휘발유와 75ℓ의 디젤유를 압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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