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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위클리홍콩 스페셜]홍콩마담 로사의 스페인 접수하기(10)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7-24 18: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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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31호, 7월 25일]     바로셀로나 투..
[제231호, 7월 25일]





















    바로셀로나 투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오늘 우리는 자전거나라와 함께 스페인이 낳은 꿈의 건축가 가우디를 찾아 나선다.

  누가 뭐래도 바르셀로나는 가우디(Antonio Gaudi<1852ㅡ1926>)의 도시다.  바로셀로나에 몇 군데 유적지가 있지만 서너 곳이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들이 우뚝하리만치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구엘 공원

  바로셀로나 외곽에 위치한 구엘 공원은 녹지가 풍부한 이상향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달라는 구엘 백작의 부탁으로 가우디가 20여 년간 조성한 공원이다.  공원에 들어서자 자연 속의 사람, 사람 속의 자연이 인공의 조각 속에 숨을 불어넣는다.

  공원이라기보다 동산과 같은 구엘 공원은 규모 면에서 다른 나라의 그것들과 비교해서는 작은 편이지만 공원의 전체적인 구성과 그만의 독특한 예술적 표현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을 이곳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구엘 공원에서 자연과 숨쉬는 건축물 다음으로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바로 '깨진 타일조각으로 입혀진 모자이크'와 가우디 건축의 특징인 구불구불한 굴곡이다.  그의 자연주의적 성향에 따라 곡선만으로 이루어진 의자는 마치 파도를 연상케 하는데, 그 의자의 길이가 하도 길어 기네스 북에도 오르기도 했단다.



  의자에 앉아본다.  마치 파도결 속에 앉은 듯 하다.  생각보다 무척 안락하다.  인간의 허리곡선을 받쳐줄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다니 그럴 만도 하다.

  이 공원에서는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눌러도 손가락이 그칠 줄 모른다.  오묘한 색의타일조각이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고, 헨젤과 그레텔의 동화속에서 나올 법한 과자로 만든 집과 세라믹으로 만든 구엘 공원의 상징 도룡용 앞에 서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곳은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사진을 제대로 찍겠다고 어물쩡거리고 있다가는 국제적인 눈총을 받는다.

가우디가 궁금해

  현대 여러 성당 중 세계적으로 큰 감동과 관심을 끌고 있는 사그라다 패밀리아 성당(성가족 대성당)이다.  이 성당은 1883년부터 120년이 넘는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 대성당은 작가의 삶과 신앙 여정이라는 면에 있어 너무도 깊이 연관되어 있기에 작가의 생애를 보다보면 성당이 그냥 들어오게 마련이다.

  구엘은 바르셀로나에서 아버지가 구리 세공사로 일하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예술적 감각을 익히면서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처음에는 별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빠리 만국 박람회 행사용 기물 제작을 맡으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그 지방의 경제 성장과 함께 일기 시작한 건축경기에 힘입어 그의 예술적 자질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예술적 안목이 있는 부자들에게 인기 있는 건축설계자로 부상하면서, 가우디의 일생에 큰 영향을 준 부호이며 절친한 친구인 구엘(Guell)의 도움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게 된다.

  돈과 명성이 함께 굴러들어오자 그는 가난한 시절에 할 수 없었던 대단한 사치에
맛들이면서 고급 패션과 명품 구입을 취미로 삼는 속물근성의 끈끈한 유혹에 탐닉하게 된다.  그가 일생을 여기에 머물렀으면 부호들의 기호에 맞는 저택이나 설계 했던 흔해빠진 작가로 일생을 마쳤을 것이었으나, 이런 그에게 새 삶의 기회가 돌아왔다.

  그에게 삶의 기쁨과 행운을 안겨 주었던 조카와 친구 구엘의 죽음으로 심한 상실감의 늪에서 방황하면서 하느님의 영원성과 세상적인 것의 한계성과 허망감을 깨닫게 되고 새로운 삶에의 결단을 하게 된다.  이런 새 삶에의 열정 속에 30세가 되던 해, 선배가 시작한 이 작품에 관여하면서 하느님을 향한 신앙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마치 수도승과 같은 삶을 살았다.

  이 대역사에 관여하면서 그는 외부 세계와 담을 쌓고, 가난한 인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성당 공사에만 43년을 투신했다.  대단한 고급 패션을 즐기던 그의 과거는 사라지고 거지보다 더 남루한 복장으로 살았기에 길을 걷다 보면 행인이 그를 거지로 알고 동냥을 주기도 했다.

  이런 파격적인 생활 속에서 그는 이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쳤기에 대성당은 작가의 모든 것을 다 헤아릴 수 있는 또 다른 분신이고 그의 정확한 초상화와 같다.

  1926년 한 밤중에 혼자 길을 건너다 전동차에 치였을 때 그의 초라한 형색으로 그
를 흔해빠진 노숙자로 여겨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다가, 그의 부상이 심각함을 알고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택시를 잡았으나 운전기사가 거부함으로서 그는 변변한 치료를 받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그의 비참한 사망소식을 들은 바로셀로나 시민들은 비통의 눈물을 흘렸고 그의 장례 날에는 시민들의 절반이 자발적으로 상복을 입을 만큼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사그라다 패밀리아



  이 대성당은 세 개의 현관(Facade)이 있는데 이것은 예수님의 일생에서 드러나는 탄생과 수난, 영광의 주제를 담고 있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우디는 탄생 부분만 완성하고 세상을 떠났으며 지금은 수비랏치에 의해 수난이 완성되었고 영광은 이제 준비 중에 있는 처지이다.

  각 현관에는 사진과 같은 옥수수 모양의 4개의 탑이 있는데, 전체가 12개가 되면서, 예수님의 12사도를 상징한다.  

  가우디는 만물의 창조주인 하느님의 작품인 자연에서 많은 것을 도입해서 이 작품을 완성했기에 간결하고 웅장한 전통의 고딕 양식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색깔의 탑과 비둘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초록빛 나무 모양의 탑은 검은 주
위의 색과 대조를 이루면서 그 뒤에 보이는 붉고 회색이 조화된 탑과 함께 생명감을 더하고 있다.  태양의 상징인 희고 붉은 탑과 녹색의 나무와 그 주위를 날고 있는 비둘기들은 차가운 돌과 오묘하면서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나선형의 종 탑에는 '쌍투스(Sanctus)'라는 글자가 수없이 새겨져 있는데 쌍 투스는  '거룩하시다'라는 뜻으로 가우디는 그가 생전에 이루려 했던 '구엘 공원'의 이상향을 이 성당을 통하여 온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가 되기를 염원하였는지 모른다.

  또 이 대성당의 벽에는 성당 전체를 탄생 수난 영광이라는 주제를 통해 그리스도의 일생을 그리기 위해 성가족의 모습을 조각했다.

  대부분 성모님의 모습이 그분의 동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앳되고 젊은 처녀의 모습인 것과 대조적으로 여기 성모님은 만고풍상을 겪으며 살아가는 여느 어머니의 모습인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서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님을 모시고 시작한 성가정인 수녀원도, 수도원도 아닌 우리 모두가 몸담고 있는 평범한 서민 환경임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건장한 청년 예수는 인류 구세주로서의 자기 수업과 준비로 목수 일을 하고 있다.
아 버지 요셉이 목수였으니 예수께서 목수의 일을 하시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을 게다.  

  이 성당 현관 앞에 서면 이 세상을 떠난 어떤 곳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 우리가 무심히 보아온 모든 것들이 다 하느님의 작품이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피조물 형제로서 하느님 찬미에 부름을 받고 있음을 강하게 느끼게 만든다.

새들을 차치하고라도 거북 달팽이 등 서양인들에게 너무 가까운 개나 고양이와 전혀 다른 것들 안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게 만들며, 세상은 하느님의 작품 전시장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의 가정임을 전하고자 한다. 거북이나 달팽이는 사람들의 눈에 띄는 것도 아니고 애완동물도 아니지만, 또 다른 신앙 여정의 상징이다.

  자신의 약함 때문에 죄의 유혹에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걸어야 하는 인간의 모습이 바로 거북이나 달팽이로 표현되고 있다.

  걸인과 같은 삶을 살면서 성전 건축에만 몰두하면서 살던 가우디가 인생의 마지막이 가까워온다고 느꼈을 때 이런 말을 남겼다.

  '나에게 점점 죽음의 그림자는 드리워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 대성당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지만, 나는 슬퍼하지 않는다. 더 좋은 후계자들이 나와 이 대성당은 내가 구상하던 것보다 더 장엄한 모습으로 완성될 것이다.'

  현재 태양이 지는 반대쪽 파사드의 '예수 수난의 문' 조각은 1986년부터 스페인을 대표하는 예술가 수비랏치가 맡아 일하고 있다.  극도로 절제되고 생략된 수비랏치의 건축양식에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과 함께 슬픔 속에 잠겨있는 성모님, 고통 받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오늘은 천재건축가 가우디의 숨결과 함께 내 신앙을 다시 뒤돌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하루다.  가이드를 따라  바로셀로나  시내투어를 한 후,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헐레헐떡 달려와 무릎을  꿇고 이사벨 1세 여왕을 알현하던 왕의 광장에서 대항해시대에 대한 유럽역사를 실감나게 듣고 우린 바로셀로나 대성당으로 향한다.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의 영향을  받아  700여년 동안 지어졌다는 장엄한 바로셀로나 대성당에서  수백 명의 신자가 운집한 가운데  미사를 드린  후 밖으로  나오니 저녁 해가 붉게 물들어가고 있다.

  밤이다.   밤이면 더욱 활기를  띠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스페인의 밤,  우린 지금 네 마리의 고양이를 만나러 간다.



<계속....글·사진 로사 rosa@weeklyhk.com>

* 대한항공은 인천~마드리드 구간 직항편을 주3회(월, 목, 토)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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