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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위클리홍콩 스페셜] 홍콩마담 로사의 스페인 접수하기(6)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8-06-26 19: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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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7호, 6월 27일] 하이 에브리바디, 우린 홍콩에서 왔다구!   알함브라 민박집 ..
[제227호, 6월 27일]













하이 에브리바디, 우린 홍콩에서 왔다구!

  알함브라 민박집 아저씨 그리고 민박집에 묵고 있는 객식구들과 함께 인근 식당에서 시원한 알함브라 맥주를 한 잔씩 들이키고, 민박집 앞에 대기하고 있던 셔틀 버스에  헐레벌떡 달려가 올라탔다.

  인근지역 고급 호텔과 공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인데, 가는 길에 우리를 픽업해 가기로 한 모양이다.  

  버스에는 90%의 일본 관광객과 10%의 웨스턴 관광객들이 앉아 있었다.  우리를 10분 이상 기다린 버스의 기사와 가이드 아저씨의 인상이 있는 대로 구겨져 있다.  가이드 아저씨의 스페인 발음 속에 꼬레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소리가 들린다.  분명, 한국사람들은 툭하면 이렇게 늦어, 걔들은 왜그래? 라고 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나는 아주 씩씩하고 큰 소리로 만나서 무척 반갑다며 인사를 건넨 후 우린 '홍콩'에서 왔다며 죄 없는 홍콩을 팔아먹었다.

플라멩코 집시들의 한

  스페인에서 투우 다음으로 기대되는 순간이다.  플라멩코를 볼 수 있는 밤이다.  내 가슴이 첫사랑이라도 만나러 가는 듯 심하게 벌렁거린다.  

  공연장은 하얀 석회석으로 이루어진 동굴이었고, 그 안은 이미 관광객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이곳의 구성원 역시 일본인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잠시 후 선이 굵고 진하게 생긴 여성 2명이 정열적인 붉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그중 한 명은 노틀담의 곱추에서 주인공으로 나오는 집시와 정말 비슷한 얼굴이라 갑자기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절규하는 듯한, 흐느끼는 듯한 음악의 리듬을 온 몸으로 느끼며 그녀들의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독특한 12박자의 리듬에 맞춰 영혼을 담은 듯한 춤사위와 손놀림으로 무희들이 점점 열정적으로 춤을 춘다.  그들의 가뿐 숨결을 바로 옆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서리서리 쌓인 한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신들린 듯 추는 그녀들의 춤을 한 시간 남짓 보는 내내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들의 한이 내게라도 전염된 듯 가슴이 뻐근해지며 눈물이 일렁거린다.  

  플라멩코를 지켜보는 것은 결코 우리가 생각해 왔던 것처럼 흥겹지 않다. 특히 헐리우드 영화배우 처럼 잘생긴 남자 무용수가 우수에 가득 젖은 눈을 허공에 맞추고 추는 춤은 유희라기보다는 오히려 구도 혹은 어떤 도전에 가까워 보인다.
흐르는 땀을 닦을 시간도 풀어헤쳐진 머리카락을 매만질 시간조차도 주지 않고 노래로 그의 다음 동작을 요구하는 나이 많은 가수, 그를 힐끗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격렬한 동작을 시작하는 무용수의 고통스러운 몰두, 이 순간, 그래서 그의 춤은 차라리 구도에 가깝다.

about 플라멩코

  플라멩코는 스페인의 독특한 민속무용이다.  5세기 초 안달루시아 지방에 들어온 집시(스페인에서는 '히타노'라고 한다)의 춤과 노래가 안달루시아의 전통적인 춤과 어울려 형성되었다고 한다.
  플라멩코는 춤과 사바티아드(발을 구르며 내는 소리), 팔마(손뼉 소리), 기타 반주 및 슬픈 노래로 이루어진다.  이 플라멩코에는 삶의 기쁨과 괴로움, 사랑과 미움, 그리고 애수와 정열이 담겨 있다.
  기타 반주에 맞추어 리드미컬하게 발구르는 소리와 손뼉 소리를 내면서 정열적으로 춤을 추고 노래 부르는 플라멩코를 단 한번만이라도 본 사람은 누구나 그 기묘한 매력에 사로잡히고  만다.

연주되는 높고 낮은 기타의 음률 등 플라멩코는 뿌듯한 정열과 애수의 감정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

 꾸벅꾸벅 조는 그녀들

  내 마음과 정신까지 그들에게 완전히 점령을 당한 채 넋을 잃고 바라보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 반대쪽 객석에 앉아 있는 일본인 아줌마 몇 명이 꾸벅꾸벅 졸고 있다.

  온몸에 전율이 짜릿하게 느껴지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졸수 있을까 싶다.  안타까운 마음에 옆에 놓여 있는 샹그릴라 한 잔을 홀짝거리는 순간 그녀들이 저렇게 꾸벅꾸벅 조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이 샹그릴라 한 잔의 힘일 게다.  하루 종일 단체여행객들을 따라다니느라 얼마나 힘들고 긴장이 됐을꼬..  플라멩코를 보러왔다가 건네지는 스페인의 전통주 샹그릴라 한 잔을 받아 홀짝 마시니 몸이 또 얼마나 나른해지고, 기분은 또 얼마나 좋았을지.  그래 내 오늘 그대들을 용서하마, 샹그릴라 그 핑크빛 마법에 흠뻑 취했으므로...

그라나다를 떠나며




  알함브라 민박집 아저씨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기차역으로 갔다.  유럽 특유의 작열하듯 이글거리는 태양의 뜨거움에 기분이 한없이 좋아진다.

  이제 다시 기차를 타고 길을 떠나는 거다.  그라나다를 떠나 세비야를 찍고 오늘 밤, 우이 폴투갈 그 낯선 땅으로 가자.  콜럼버스가 지구 한 바뀌를 돌며 긴긴 항해여행을 했듯 그렇게 바산을넘고 다건너 또 다른 세상으로 무작정 떠나보는 거다.

  여행이란 원래 그렇게 떠나는 것이니까.


                                     <계속.... / 글.사진 : 로사 rosa@weeklyhk.com>

* 대한항공은 인천~마드리드 구간 직항편을 주3회(월, 목, 토)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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