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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자의 체험적 '공부 잘하기' 조언 - 마지막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11-23 12: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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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호, 11월 23일] 즐겁게 공부하라   사람들은 살면서 몇 차례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된다. 보통 직업이나 배우자를 선택..
[199호, 11월 23일]

즐겁게 공부하라

  사람들은 살면서 몇 차례 '선택의 순간'을 맞게 된다. 보통 직업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가 이 순간에 해당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 운명이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하지만 나는 '우연'이 '운명'이 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 에, 노력에 따라 운명은 언제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운명이 될 만한 우연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방편이다. 여행을 하는 도중 운명이 될 만한 우연이 자주 일어난다.  세월이 지나 돌이켜보면 그것이 운명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학교 1학년 때 충무에서 부산까지 가는 느린 여객선을 탄 적이 있다.  혼자 오른 여행길이라 조종실을 구경할 기회를 얻었다. 배가 넓은 바다로 나가자 키를 잡고 조종하는 분은 별 움직임 없이 오랫동안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한참을 지켜보던 내가 "지루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더니 "직업이니까"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우연한 기회였지만 나중에 나는 그 순간이 나의 운명이었음을 알았다.  공부를 직업으로 하려면 적어도 공부가 지루하지 않아야 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후 나는 공부하는 것에 관한 한 지루해하지 않는 운명을 타고난 것처럼 생각하면서 오늘도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1990년 여름, 미국 유학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첫날 저녁 나는 리치먼드에 있는 한인교회 청년부 모임에 나갔다.   첫날이라 기숙사에서 쉴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쉬기를 마다하고 교회에 간 것이다.

  그날 그곳에서 한 여학생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오늘 처음 오셨어요?"라는 그녀의 질문에 나는 "예, 처음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아주 우연한 만남이 우리에겐 운명이 됐다. 그날의 인연으로 우리는 결혼하게 됐고, 그것을 우리 부부의 운명으로 여기면서 오늘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어떤 만남이 운명이 될지 미리 알지 못한다. 다만 수많은 우연 중에서 하나가 운명이 된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된다.

  여행은 새로운 사람과 자연과의 우연한 만남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그 많은 우연 중에서 우리의 삶을 바꾸어놓을 운명을 깨닫게 해준다.

            <출처 : 신동아 2007-08-27>



백순근 서울대 교수·교육학
dr10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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