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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코치에게서 온 편지(52) - 배우자의 외도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05-18 19:09:22
  • 수정 2016-12-21 18: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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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9호,  5월20일] 변해가는 이혼사유   IMF 경제위기와 함께 급증한 이혼율이 2005년 현재까지도 줄어..
[79호,  5월20일]


변해가는 이혼사유

  IMF 경제위기와 함께 급증한 이혼율이 2005년 현재까지도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이혼을 한다고 하면 당연히 성격차이 때문이려니 여겼지만 요즘 이혼사유들은 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다양해진 모양입니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어지고 다시 벌수도 있는 것, 다른 이유라면 몰라도 매정하게 돈 때문에 헤어질 순 없다’던 지난날의 사고방식과는 다른 ‘생활고 이혼’도 늘어가고 있으며, 한 결혼정보회사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4년 사이의 생활고 이혼 비율이 IMF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의 비율과 여전히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생활고 이혼보다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배우자의 부정으로 인한 이혼입니다. 돈 때문에 헤어지는 부부들보다 배우자의 외도로 인한 충격을 극복하지 못 해 이혼하는 부부가 항상 더 많은 편이고, 그런 추세는 IMF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조사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배우자 부정의 종류로는 부부나 가족 간의 마찰 이후에 발생한 외도, 배우자의 기질적 바람기, 직업적 이유나 장기 출장, 혼전 이성과의 지속적 교제로 인한 외도, 인터넷 채팅 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배우자의 외도가 부부 둘만 아는 상태에서 해결되지 않고 연예인 파경 뉴스마냥 사방팔방에 알려질 때 당사자들이 부딪친 난제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흥분해서 문제 해결에 뛰어드는 일가친척, 친구, 직장동료와 지인들의 빗발치는 충고를 하나하나 침착하게 소화해낼 정신적 여유가 없는 당사자들이 아예 전화 코드를 뽑아놓고 사람을 피하는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과거에 같은 경험을 해봐서 해 줄 말이 가슴 터지게 많다거나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 정보를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때 이른 만남을 요청하고 찾아가는 것은 당사자 부부보다는 자신의 시급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거기에 초점을 맞춘 경솔한 행동입니다.
  그런 때일수록 자신의 급한 마음을 잠시 접고 당장 괴로워하고 있을 당사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헤아려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아니 나도 바쁜 마당에 기껏 신경써줬더니만…’ ‘나 같으면 오히려 이런 도움을 못 받아서 고민할 텐데 말야’하고 서운해 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상대에게 이러이러한 것이 필요하리라고 추측하고 그것을 내세우기보다는 상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공간부터 마련해주는 배려가 우선돼야 합니다. 문제가 해결된 뒤에 그 결과를 지고 살아가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당사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외도, 그 이후

  배우자의 외도가 주위 사람에 미치는 여파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양측 부모는 부모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나름의 고민에 빠집니다. 친구들이나 당사자들을 함께 알고 지내던 다른 부부들도 왠지 불편한 입장에 놓이게 됩니다. 특히 그런 입장에 처한 틴에이저들을 코칭하다보면 애처로운 마음이 듭니다. “여섯 살 때부터 칠 년이나 배워온 바이올린을 그만두겠다고 고집부릴 때부터 집안이 시끄러워졌어요. 그 전엔 얼마나 재미있게 살았는지 몰라요. 저의 끈기 부족으로 바이올린을 그만두는 바람에 부모가 매일 싸우게 되고 엄마도 맏이인 저한테 실망해서 취미를 찾는다고 골프를 배우다 그 남자를 만나게 된 거니까 저한테도 책임이 있는 거잖아요?”
  외도한 남편을 둔 한 취업주부는 말합니다. “아버지가 평생 바람을 피우고 첩도 둘이나 얻는 바람에 집안 조용할 날이 없이 살았답니다. 그런 꼴을 당하면서도 어머니는 눈 한번 제대로 흘겨보지 못 하고 죽어지냈는데, 그게 다 혼자 나가서 자립해 살아갈 능력이 없기 때문이었죠. 그런 우스운 꼴 안 당하고 존경받고 살려면 무슨 수를 쓰든 수중에 돈이 있어야 된다, 내 돈을 벌어야 된다는 생각 하나로 지금껏 살아왔지요. 그러다보니 남한테 절대 아쉬운 소리 안 하는 버릇이 생기고 그게 정도가 심해져서 자기방어적이 되고 남편에게조차 기대지 못 하는 뻣뻣한 성격을 갖게 됐어요. 그가 바람피운 이유를 들어보니 기가 막혀도 할 말은 없더군요. 남편 말이, 당신은 남편은 고사하고 세상 아무도 필요 없는 사람이다. 당신 인생엔 내가 들어설 자리가 없는데 나란 사람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거예요. 자기를 더 이상 속수무책 무능한 남자 취급하지 말라더군요.”
  이 취업주부의 친정어머니는 그녀 나름의 회한에 젖어 있습니다. “엄마 혼자 살겠다고 매정하게 우리를 버렸다는 자식들 원망을 듣느니, 차라리 나하나 참으면 그만이려니 생각해서 견뎌냈지요. 그게 오히려 내 딸들을 인간미 없이 대가 센 여자로 만들게 될 줄은 모르고… 나야 못난 점도 보여가며 허물없이 살아갈 정 많은 남편 없이 살았지만, 저는 그런 귀한 사람을 만나놓고도 그걸 붙잡지 못 해 놓쳐버리고 마는지… 내가 이제껏 잘못 살아온 대가를 그 애가 치르는 것만 같아서 죄스러울 뿐입니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배우자의 외도를 뒤늦게야 알게 된 당사자들은 토로합니다. “오로지 돈벌어 오는 가장 노릇 하는 데 온정신이 팔려서 외로웠을 아내에게 관심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회 생활하다보면 늦게 올 수도 있고 가끔은 못 들어올 수도 있겠지, 고생하는 남편을 이해하고 부담주지 않기 위해 추궁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부부사이만 더 멀어져버렸습니다.” “성공한 남자 뒤엔 항상 여자가 있다길래 직장도 그만두고 내조에만 매달렸습니다. 좋다는 보약, 성공수기나 도움 되는 베스트셀러들, 알아두면 도움 될 주변사람들, 멋진 양복, 강연티켓에 운동기구까지 죄다 찾아다 바쳤으니까요. 그렇게 아내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미 세상을 떠난 김춘수의 시 ‘꽃’의 한 대목이 떠오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헌신하는 부모, 이해심 많은 아내, 든든한 가장, 책임감 있는 사위, 인내심 있는 배우자, 굳센 주부… 우리들은 누군가를 위해 무엇이 되겠다는 간절함에 앞서 우선 ‘나 자신에게 무엇이 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향기와 빛깔을 먼저 다듬고 양분으로 가득 채워 스스로 충만해지는 과정을 거친 다음 각자가 피워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모습으로 다가가 서로의 꽃이 되고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기 위함입니다.

*무료 샘플 코칭에 대한 문의나 칼럼에 대한 글을 보내시면 답해드립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2647-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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