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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의 좌충우돌 시골생활기- 9편(사자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2))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7-05-10 10: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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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3호, 5월11일]   책 한권을 소개하자면 아주 최근에 읽은 책이 있는데 씨가 쓴 로 첫 장을 넘기자마자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
[제173호, 5월11일]

  책 한권을 소개하자면 아주 최근에 읽은 책이 있는데 <전성철>씨가 쓴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로 첫 장을 넘기자마자 가슴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아 밤을 꼬박 새워 책을 읽고, 아내가 또 밤을 새워 읽은 후 홍콩에서 일하고 있던 아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고민하고 있던 중이라 답이 있는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아들은 국내 금융회사로 회사를 옮기는 문제로 많은 고민 중에 있었는데 아들의 고민이 저의 고민이고 예전 중학교 문제로 고민할 때 제가 큰소리 친 내용이 있기 때문에 아들보다 더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국내로 오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홍콩에 그대로 머무는 것이 좋은가?  우리 가족에게 주어지는 고민은 항상 이처럼 결단을 요구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고민 끝에 예전과 마찬가지로 책에서 답을 찾기로 하고 책방에 가서 몇 시간동안 헤맨 끝에 찾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아들은 2월부터 국내 금융회사에 출근하고 있습니다.

  며칠 후 우리 가족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리 가족이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자의 꼬리보다 닭머리가 낫다"

  시내 중학교에 가서 뛰어난 학생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보다 약간 부족한 시골 중학교 이지만 이곳에서 1등을 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장소가 어디든 상대가 누구든 전체에서 1등이라는 것을 경험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사장도 사장이고 중소기업 사장도 사장이다.  규모가 어떻든 사장자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세상 모든 일은 경험을 해 보아야 비로소 자기 것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만일 시내중학교 가서 반에서 5등 안에 들고 전교 30등 안에 들더라도 거기서 1등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그 이유는 다른 아이들이 손을 놓고 놀지도 않을 것이고 그런 만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극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골중학교에서는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버지인 내가 그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왜냐구?  엄마하고 너도 알다시피 나의 특기가 무엇이냐?  분석과 대책수립 아니냐.  모든 일을 분석하고 그에 걸맞는 대책을 세울 테니까 걱정하지마라.

  그렇게 하여 장시간의 토론 끝에 3식구가 모여 결론을 내리고 집에서 걸어 30분 거리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기로 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은 이 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 많은 토론을 하게 됩니다.  그에 따라 저도 수많은 일을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책에 맞추어 반드시 실행에 옮깁니다.

  당시 아들이 다닐 중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300명 정도.  학년 당 100명 정도 되는 미니학교였습니다. 이 학교를 다니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분석과 대책수립이라는 시스템으로 인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저는 아들의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15단 기어가 장착된 자전거를 사 주었습니다.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하늘에 빛나는 별들... 천국이 별개냐 이게 다 천국이지

  시골에 살면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일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공기>입니다.  시골의 공기가 좋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계시는 일이지만 막상 시골에 와서 살게 되면 그 느낌도 잠시 뿐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귀하다는 것을 잊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매일매일 새롭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침에는 도시로 출근하였다가 저녁에 시골로 퇴근을 하니 도시의 공기와 시골의 공기를 반반씩 마시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봄이 시작되고 날씨가 차츰 더워지기 시작하면 이 느낌은 점점 강하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몹씨 무더운 날 시내에서 더위에 지쳐 있다가 집이 있는 곳 입구에 도착하면 우선 냄새부터가 완전히 다릅니다.  여러 가지 냄새들이 섞여서 표현하기조차 힘들 정도의 이상야릇한 냄새와 아스팔트와 시멘트에서 반사되는 더위로 숨통이 막히는 시내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자연이 만들어내는 냄새를 맡으면 비로소 코가 벌름거려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덩달아 마음조차 편안해집니다.

  지난 편에도 잠깐 언급을 했지만 시골에 이사를 온 뒤로 식구들이 감기에 걸
린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어쩌다 감기에 걸리더라도 하루정도 병원 다녀오면 다음 날 괜찮아 집니다.  생활은 불편하기 짝이 없어서 굉장히 피곤할 것 같지만 막상 살아보니 피곤하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봄에는 정말 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렇게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많이 해서 저녁이 되면 온 몸이 솜사탕처럼 축 늘어지지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면 몸은 약간 무겁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별다른 후유증이 없습니다. 특히 퇴비 작업을 하기 위해 땅을 고르는 작업은 말 그대로 중노동이라 삽질을 조금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고 그에 따라 물을 엄청 많이 마시기 때문에 일을 마치고 나면 눈이 퉁퉁 부을 정도지만 그로 인해 다음 날 다른 일에 지장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공기>나 <땅의 기운>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죠?

  시골의 여름도 도시 못지않게 한 낮에는 굉장히 무덥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더워도 저녁 9시만 지나면 공기가 서늘하게 변합니다.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한 뒤 거실 바닥에 누워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하늘에 빛나는 별들... 이름 모를 나무 향기가 실려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피부를 곱실곱실하게 만듭니다. 몸은 땅 속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느낌에 정신이 아득해지며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어쩌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 나무에 떨어진 빗방울들이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요란한 개구리들의 합창. 그 속에 저와 저의 가족들이 누워 있습니다.

  시골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것 중의 하나가 <모기>입니다.  시커먼 색깔에 하얀 줄무늬가 쳐진 몸뚱이를 가진 흡혈귀들.  이놈들의 공격에 당해 낼 장사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게 덥다고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밭에 나갔다가 헌혈만 잔뜩 하고 도망쳐 오기도 했지요.  예전에 가끔씩 시골에 갈 때마다 무더운 여름철인데도 사람들이 소매 긴 옷과 긴바지 그리고 목에 수건까지 두르고 일하던 이유를 늦게 깨달았지요.

  그런데 이상한 일은 저는 모기가 거의 물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내와 같이 밭에서 일을 하더라도 아내는 연신 "이 놈의 모기들" 하면서 몸에 앉아 피를 빨려는 모기를 내리치느라고 바쁜데 이상하게 저는 모기가 달려들지를 않는 겁니다. "그것 참 이상하네... 피 속에 모기약이 섞였나?"  제가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를 않더군요.  아내는 모기하고 너무 친해서 탈인데 말입니다.


<글 : 구행복 9happy0508@hanmail.net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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