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7호] 꿈에 대한 기억 얼마 전 옷장 구석에서 낯선 쇼핑백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건 뭐지? 내용물을 꺼내보고 혼자 피실피..
[제67호]
꿈에 대한 기억 얼마 전 옷장 구석에서 낯선 쇼핑백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이건 뭐지? 내용물을 꺼내보고 혼자 피실피실 웃던 생각이 납니다. 크고 작은 사이즈의 태극무늬 스카프, 태극부채와 태극기, ‘Be the Reds!’가 새겨진 붉은 악마 티셔츠 등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스페인과의 피 말리는 120분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3대 5로 이겨 4강에 진출하던 날의 흥분. 경기 후, 생판 알지도 못하는 한국 청년이 다가와 대뜸 면전에 대고 ‘대~한~민국!’ 외치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짝짝짝 짝짝!’박수를 쳐주며 느끼던 뭉클함. 그런저런 기억들이 추억의 앨범 속에서 튀어나와 잠시 즐거움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기왕 반가운 마음이 든 김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속에 받쳐 입고 이튿날 몇 사람이 모이기로 한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성격상 유치한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붉은 악마 티셔츠를 다시 입으니, ‘꿈은 이루어진다, 꿈은 이루어진다’ 응원단의 신나는 함성이 들리는 것만 같은 들뜬 기분으로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속에 입은 게 어디서 많이 보던 옷인데…” “기억 안 나세요? 꿈은 이루어진다! 그 셔츠.” “어어 월드커업, 우리 애들도 한번 입고 안 입는 구닥다리를…”
옷 자체에 대한 반응도 반응이지만 월드컵이 한국인에게 가져다준 여러 가지 의미심장함을 고려해볼 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MF의 시련을 딛고 민족의 한을 풀어낸 대축제, 한민족의 힘을 세계에 떨친 신화 등으로 묘사된 역사적 이벤트에 대한 덤덤함과 so what? 투의 반응은 무슨 뜻일까 호기심도 생겼지만 말입니다. 아무리 거창한 일이라도 단명하고야마는 깜짝 이벤트로 쉽게 잊어버리는 바쁜 삶의 단면이 엿보이기도 했습니다.
꿈 vs. 현실 저는 참가자의 대부분이 직장인들인 코칭 워크숍을 진행할 때면 항상 그들의 어린 시절 꿈이 무엇이었는가를 물어봅니다. 그 자리에서 어린 날의 꿈을 곧바로 기억해내는 사람도 있고 한참을 갸우뚱거리면서 허공에 눈 맞추기 바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이들은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 자체를 아예 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합니다. 세상살이로 인해 쌓이기 쉬운 낙심과 자괴감이 적은 순수한 어린 가슴의 꿈은 그 사람의 소질과 잠재력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와 주변 환경에 동조하는 눈치작전 없이 자기 그대로를 명확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은 어쩌면 어린이의 그것뿐인지도 모릅니다.
성공 수기나 기업인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삶의 성취도와 꿈의 관계가 얼마나 밀접한지를 알게 됩니다. 흔히 꿈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사나 선생, 화가, 은행원, 군인 등의 직업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개인이 갖는 미래의 꿈은 구체적인 직업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고 삶에 대한 가치관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다음에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가난하고 불쌍한 이들을 찾아가서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아이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아이가 그런 대답을 했을 경우, ‘네 뜻이 정 그렇다면 열심히 노력해서 꼭 원하는 대로 이루길 바란다’고 사랑스레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어른은 많지 않습니다. 장군이면 장군 선생이면 선생 , MBA면 MBA 하는 식으로 목표가 뚜렷해야 된다고 핀잔을 주거나 은근히 진로 수정을 권하기 시작합니다. 아니면 ‘꿈이야 현실도 아닌데 아무려면 어때’하는 식으로 가볍게 넘겨버리고 맙니다. 그런 어른들의 반응은 아이에게 꿈이란 현실성 없는 아름다운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아이로 하여금 미래의 비전속에 활약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지 못하는 틀에 박힌 근시안적 인생관을 갖게 합니다.
꿈을 가꾸는 것도 능력입니다 삶에 있어서 꿈과 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변화를 남보다 쉽게 받아들이고 그것에 적응하는 과정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입니다. 멀리 내다보는 동시에 전체를 볼 줄 아는 시야는, 뜻밖의 이변에도 감정의 휘말림 없이 궤도를 수정하고 행군을 계속하게 하는 담대함의 근원이 됩니다. 목표의 실현을 위한 경직된 방법론과 과정 자체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사에게는 부하 직원을 믿고 굵직한 일을 맡긴다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모험이 없습니다. 좀더 큰 비전을 설정하고 집중하는 스킬은 불신에 찬 소심성을 버리고 신뢰의 근육을 키울 좋은 기회가 되어줍니다.
인생의 꿈이나 목표를 생각하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듭니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낄 성취감에 몰입하는 능력과 그 감격의 순간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는 상상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그런 강렬한 비전 속의 확신과 신념은 먼 길 가는 그들의 발걸음에 박차를 가해 결승 테이프를 끓게 하는 연료입니다. 남들이 고생스러워 혀를 차며 피해가는 일들을 결국 해내고야 마는 성공인의 포커스는 과정의 괴로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꿈과 비전의 성취에 전적으로 몰입하는 데 있습니다.
당신에게 주어진 지루한 하루, 책상에 들쑥날쑥 쌓인 미완 서류들, 왠지 내키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는 거래처와의 통화, 할 수만 있다면 거절하고 싶은 일들. 그런 일상의 과제들을 신바람 나게 처리할 수 있는 의욕을 가져올 당신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업무를 완수해냈을 때의 후련함과 그 순간의 짜릿함을 미리 맛보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바꿔야 할 사고방식은 무엇입니까? 다시는 안 볼 양 헤어진 한때의 친구처럼 씁쓸하고 거추장스러울지 모를 ‘꿈’과의 재회. 한번 용기를 내봄직한 만남이 되리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칼럼에 대한 느낌이나 궁금한 점을 라이프 코치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답해드립니다.
라이프 코치 이한미(2647-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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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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