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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홍콩변호사]법률칼럼 110주 – 한국회사들 사이의 분쟁을 런던에서 해결하는 이유?
  • 위클리홍콩
  • 등록 2024-03-08 01:31:29
  • 수정 2024-03-15 23: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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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동주 변호사입니다.

 

천연가스. 오늘날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자원입니다. 공장에서는 물론 소형 가스레인지 (부탄캔) 등 가정에서도 매일 사용하는 것이 바로 천연가스입니다.

 

천연가스가 나지 않는 나라들에게 이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를 영하 162도로 냉각해 액체상태로 만들어내는작업 소위 “액화” (Liquified) 작업을 해야하는데, 이러한 이유는 기체상태에서는 천연가스의 부피가 너무 커서 운반 효율성이낮기 때문입니다. 가스를 액화시켜 밀도를 높힌 후 운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액화된 천연가스를 바로 Liquified Natural Gas, “LNG” 또는 “액화천연가스”라고 부릅니다.

 

액화된 LNG를 운반하는 화물창은 극저온 상태를 견뎌야 하므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실제 이러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프랑스의 지티티 (GTT)라는 회사로, 이러한 극저온 화물창 기술을 사용한 LNG화물선을 만들려면 지티티라는 회사에게 선박제조비용의 5%의 기술료 (로열티)를 지급하여야만 합니다. 조선업 (Shipbuilding)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LNG를운반하는 선박을 만들때마다 프랑스의 GTT에게 기술료를 지급해왔습니다. 이렇게 국내 조선사들이 GTT에 지급한 로열티는지금까지 누적으로 3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국부유출이 심각하다는 말입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한국가스공사 (KOGAS) 및 한국을 대표하는 3대 조선사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과 힘을합쳐 지난 2014년에 한국형 화물창인 KC-1을 개발하였습니다. 더이상 프랑스 GTT에게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후 2015년 1월 한국의 SK해운은 KC-1 기술을 적용한 선박을 제조해 달라는 계약을 삼성중공업과 체결하게 됩니다. 그리고삼성중공업은 2018년에 선박을 제조하여 SK해운에게 인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KC-1화물창에 콜드스팟 (Cold Spot)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콜드스팟”이란 LNG화물창 내부의 냉기가 화물창 외벽에 전달되어, 화물창 외벽의 온도가 설계상 허용온도보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콜드스팟이 발생하면 선박이 바다위를 이동하는 동안 자칫 선체에 무리가 가면서 선박 외판이 찢어지거나 선체가 부러지는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가 야심차게 준비하여 만든 KC-1 화물창 기술엔 하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계약서상 배를 만든 삼성중공업에게는 이러한 하자를 발생일로부터 34개월 이내에 수리하여야 할 법률상의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자는 의무수리기간이 도과(경과)하였음에도 수리가 완료되지 않았고, 결국 2018년 5월 SK해운은 삼성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소송을 한국에서 하지 않고 영국 런던에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원고도 한국법인이고, 피고도 한국법인인 소송을 왜 영국에서 진행을 하였는지를 살펴보면, 바로 계약의 “분쟁해결 조항” (Dispute Resolution Clause)에 그 답이있습니다. 예로부터 해상법 (Admiralty Law)이 제일 발달한 나라는 영국이었고, SK해운과 삼성중공업은 계약 체결당시 모든분쟁은 영국의 해사중재 재판소, 일명 London Maritime Arbitrators Association (LMAA)에서 해결한다는 조항에 쌍방이사전 합의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이후 2023년 12월 15일 영국 해사중재 재판소에서 판결이 나왔고 결국 선박의 수리가 완전히되지 않은 점이 인정되어 삼성중공업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3,781억원의 배상금을 SK해운에게 지불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계약을 체결할 당시 중요시 봐야 하는 것은 분쟁발생시 이 사건을 어디에서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과, 어느 나라의법을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분쟁의 해결방법과 비용 및 시간소요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동주 홍콩변호사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는 홍콩의 법정 변호사 (Barrister)로, 기업회생 및 파산절차,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해외 분쟁에서 홍콩법 및 영국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인수합병, 합작투자, 금융, 증권, 지식재산권, 통상무역, 기업형사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건설, 에너지, 조선, 해양, IT, 통신 사건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국내 고객 또는 로펌들의 각종 사건들을 수행, 대리하고 있으며, 분쟁해결을 위한 전체적인 자문 및 소송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홍콩변호사(법정변호사) 이동주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

이메일: kevindj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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