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5호]
▶ 유엔 자문역 전문직 여성 협회 25주년 기념식에 함께 한 Emily Lau(좌)와 필자(우)
휴대폰 없는 비즈니스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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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호]
▶ 유엔 자문역 전문직 여성 협회 25주년 기념식에 함께 한 Emily Lau(좌)와 필자(우)
휴대폰 없는 비즈니스 우먼
코칭 바람을 홍콩에 몰고 온 캐나다인 안젤라 스펙스먼(www.spaxman.com.hk)은 현재 국제코치연맹(International Coach Federation)의 홍콩 지부장이자 코칭 커뮤니티(HKCC)를 이끌어가는 코치들의 멘토입니다. 전문 비지니스&커리어 코치 안젤라의 신념에 찬 라디오 인터뷰를 들은 얼마 후 그녀를 처음 만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풍기던 샤프한 비지니스 우먼의 이미지를 상상한 저는 무척 놀랐습니다. 저의 요란한(?) 외모와는 반대로 무화장(?)무치장 차림이었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그녀는 옷차림뿐만 아닌 생활 모든 면에서 자신이 세운 원칙을 따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전차나 MTR에 비해 택시들이 홍콩의 공기오염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택시를 타지 않습니다. 사업하는 사람에겐 필수라 여기는 휴대폰을 사지 않는 것도 그녀가 지키는 원칙 중 하나입니다.
"대화 중 휴대폰을 받으면 방해가 되고, 함께 있는 사람에게 백 퍼센트 집중할 수 없게 되니 결국 상대를 그만큼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지요. 마지막 순간에 닥쳐서 약속을 취소하거나 바꾸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휴대폰을 가졌더군요. 저는 그런 변동 없이 약속 장소로 가는 동안 안심하고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는 걸 즐겨요. 자기가 상대에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면서 전화를 건다는 건 무례한 태도라고 생각해요. 휴대폰이 없어서 좋은 점은, 경비가 절약되고 대화 중 방해받지 않으며 스케줄이 막판에 변경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한 가지라도 덜 들고 다니면 편하잖아요?"
저는 안젤라에게 자주 이렇게 말했습니다. "휴대폰은 나도 즐겨 쓰지 않지만, Angela, 당신은 방송 출연감이야. 신기하지 않아? 휴대폰도 없이 불편할 텐데, 사업을 잘도 꾸려간단 말이야. 방송 출연해야 돼, 방송 출연."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지난 6월 TVB의 Pearl Report에 출연해, 자신이 정한 원리원칙을 지키며 택시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성공 사업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수호천사
1952년 1월 홍콩에서 태어나 신문방송과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Emily Lau는 홍콩 입법회 의원입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 Far Eastern Economic Review의 기자였고 TVB와 영국 BBC-TV의 방송인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홍콩 대학에서 수차례 강연을 한 바 있고 홍콩 신문기자 협회의 회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영국 식민통치하의 1991년,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입법회 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의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로비 단체인 Frontier의 창설 멤버이자 인권운동에도 힘쓰는 Emily Lau는 넬슨 만델라도 수상한 바 있는 Bruno Kreisky 인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긴 머리 입법회 의원 양국웅과 함께 직설적인 정치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언제부턴가 잊을 만하면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제 앞에 나타나는 것인데, 그 타이밍 또한 기막힌 것이, 제가 개인적이나 업무적으로 딜레마에 빠져 있을 때만 그녀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며칠 전, 사업적 결정으로 고심하던 중에 참석했던 한 모임에 마침 나타난 그녀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큰 결정에 앞서 고민할 때마다 당신을 만나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그래? 날 만난 후의 결과가 매번 좋았으면 좋겠군!"
"생각은 그만하고 당신처럼 소신껏 밀어붙이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봐요."
저는 그녀가 쓴 에세이 "투표하지 않은 사람은 쳐줄 수 없다"를 읽고, 선거라는 것이 정치인을 고르는 행사 이상이라고 믿게 됐습니다. 성별과 인종을 떠난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선거권을 갖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 노 땡큐."하는 식의 무관심이 지배적인 오늘, 마음에 드는 단체나 후보가 없다는 불평보다는 마음에 드는 무엇을 직접 만들어 행동으로 보이라고 Emily Lau는 말합니다.
사실 저도 선거철이 되면 그나마 가장 믿음이 가는 후보를 택하려 노력하지만, 투표한다는 행위 자체를 '나의 의견을 존중해서 주어진 기회'로 보기 때문에 한 표를 던지는 뜻도 있습니다. '나 한 사람이 어쩐다고 뭐가 변해? 인천 앞바다에 물 한 방울 튄 거지.'라는 무기력한 태도는 결국 자신의 의견이 별 것 아님을 자인하는 행동입니다. 얼마 전 투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나란 사람을 생판 모르는 타국의 정부도 마땅히 존중하는 내 권리를 지금껏 스스로 무시해왔던 자신에게 놀라던 기억이 납니다.
▲ 그룹 코칭 워크샵을 진행하는 안젤라 스펙스먼
당신의 주변을 돌아볼 시간
- 2004년 한 해 동안 당신이 원하는 것의 얼마큼을 당신 곁으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까?
- 당신 주변의 누가 당신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영감을 줍니까?
헤어질 때, Emily Lau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Stay strong!" 그리고 엄한 눈빛으로 웃음을 보냈습니다. 당신을 감탄하게 하는 사람들, 당신 주변에 몇 명이나 가지고 있습니까? 2005년, 당신에게 힘이 되어 줄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라이프코치 이한미 (2647 8703)
veronica@coaching-zone.com
www.coaching-zone.com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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