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 이하 문화원)은 8.25일부터 9.24일까지 문화원 6층 전시실에서 《플레시(Flèche)》 전시회를 개최한다.
동 전시는 홍콩 및 아시아의 개성 넘치는 소수 작가들과 전속 계약을 맺고 전시하는 홍콩 신생 갤러리 PHD Group(Property Holdings Development Group)과의 협력전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PHD Group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이은새 한국작가와 미셸 추(Michele Chu) 홍콩 작가의 신작을 선보인다. 두 작가는 신체적인 경험을 통해 그들의 몸(살)이 기억하고, 몸(살)이 나타내는 것을 작업에 녹여내고 있다.
전시 제목 ‘플레시(Flèche)’는 프랑스어로 ‘화살’을 뜻하지만 발음을 했을 때는 영어 ‘flesh(살)’로 들린다. 살갗(flesh)에 피어싱(Flèche)된 트라우마는 어떻게 외부로 드러나게 될까? 두 작가는 각각 캔버스와 천 작업에 개인의 경험을 담아 관객들과 공유한다.
퍼포먼스 아티스트이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홍콩 작가 미셸 추(Michle Chu)는 천 작업에 시아노타입(cyanotype, 청사진기법)을 사용하여 본인을 모델로 신체를 각인시킨다. 몇 달에 걸쳐 작업한 시리즈에서 작가의 신체는 분명하지 않고 흐릿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된 몸의 실루엣과 그것을 둘러싼 아른거리는 부분은 마치 신체를 둘러싼 물질, 기억, 경험들이 연대기처럼 드러내는 것 같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전시, 2021년 일민 미술관 ‘IMA Picks 2021’ 전시 등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이은새 작가는 제모 크림에 대한 기억을 회상하며 추상적인 방향으로 화폭에 개인의 경험을 담아냈다. 구상화에 가까웠던 작가의 지난 작업과 달리 이번 신작에서는 보다 추상적인 변화를 시도하였다. 작가의 예리한 감각으로 묘사된 화폭에는 끈적하고도 시원해 보이는 크림 덩어리와 뭉쳐진 모발 뿐 아니라 크림을 문지르고, 씻어내고, 닦아내는 행위까지 암시되어 있다. 여성으로서의 규범과 허영심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캔버스에 구현되어 있는데, 이것은 피부 표면을 가로질러 펼쳐지는 모두의 이야기이자 고민이기도 하다.
갤러리 공동 창립자 윌렘 몰스워스(Willem Molesworth)와 이자벨 청(Ysabelle Cheung)은 “이은새 작가의 첫 홍콩 전시를 한국문화원에서 선보이게 되었다. 2023년 PDH Group 갤러리에서 이은새 작가의 개인전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먼저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전시를 통해 더욱 다양한 관람객들에게 한국과 홍콩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영호 문화원장은 “홍콩 현지 다양한 예술 기관과의 지속적 협업을 통해 한국 작가들의 홍콩 진출을 도모하고 한국과 홍콩간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라며 향후 전시 방향을 밝혔다.
*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문화원 홈페이지(hk.korean-culture.org)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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