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만성적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임시 주택(transitional housing) 건축 가속화, 절차 간소화, 인지세 및 재판매 규제 완화 등 단기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업계가 촉구했다.
존 리 행정장관은 5일(화) 공공 임대 주택 입주 대기 기간을 단축할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찾기 전까지 적어도 대기 기간이 더 길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어떻게 신속하게 주택 위기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질문에 “절차 및 법적 문제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존 리 행정장관에 따르면, 토지 및 주택 공급 가속화를 위해 TF팀 2개가 구성되었으며, 출범 이후 100일 이내에 공공 주택 관련 보고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공공주택단지협회는 대기 기간을 늘리지 않겠다는 존 리 행정장관의 목표가 ‘현실적’이라며, 만약 정부가 대기 기간을 단축하기를 원한다면 매년 평균 14,000호의 신축 공공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서 추가로 매년 10,000호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주택국에 따르면, 2022/23년도부터 2026/27년도 사이에 약 105,500호의 공공 주택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10년 목표량의 3분의 1도 채 안 된다. 캐리 람 전 행정부는 2031년까지 316,000호의 공공 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기준 공공 임대 주택 대기 신청자는 약 147,500명으로, 대기 기간은 6.1년으로 23년 만에 가장 길다. 홍콩 정부가 3년으로 단축하겠다는 약속과는 달리 대기 기간은 2020년 6월 5.5년에서 올해 3월 6.1년으로, 지난 수년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중단기적 주택 공급이 현저히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문제 해소를 위해 임시 주택 공급을 늘리고, 주택 건축 절차를 간소화하고 여러 부동산 규제 조치를 완화할 것을 주장했다.
노리 리(Norry Lee) JLL 프로젝트 전략 및 컨설팅 수석 책임자는 새 행정부는 오랜 입주 대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시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시 주택은 공공 임대 주택 입주를 기다리는 저소득 가구들이 머물 수 있도록 정부가 마련한 모듈식 건물로, 조립과 해체가 용이하여 단기간에 여러 개의 임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공 임대 주택 입주 대기를 줄이기 위해서 대중 교통, 지역 커뮤니티 센터 등 지역 인프라 시설이 완공되기 전이라도 아파트 건축이 끝나는 대로 먼저 입주할 수 있는 것도 방법이라고 노리 리 책임자가 제안했다.
고질적 관료주의적 절차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싱크탱크 아워홈파운데이션(Our Hong Kong Foundation)의 라이언 입(Ryan Ip) 토지 및 주택 리서치 책임자는 “도시 재개발 진행 절차, 토지 임대 간소화, 토지 용도 변경 절차 등 행정 및 법적 관료주의적 절차를 줄이고 토지와 주택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여 주택 공급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부동산개발업체협회(REDA)의 스튜어트 령(Stewart Leung)와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Moody's Investors Service)의 스테파니 라우(Stephanie Lau) 부사장도 “행정적 관료주의가 업무 승인 절차를 최소 1, 2개월을 지연시킨다”며 도시 개발 절차 간소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키스 챈(Keith Chan) 쿠시먼앤웨이크필드(Cushman and Wakefield) 리서치 책임자는 인지세, 재판매 규제 등을 완화해 유연성을 제공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 및 외국 기업의 부동산 구매에 대한 추가 인지세는 수년 전 과열된 부동산을 냉각하기 위해 도입된 조치다”며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인지세 철회는 시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버 리서치 커뮤니티(Liber Research Community)의 브라이언 웡(Brian Wong)은 정부가 자칫하면 전반적인 대중들의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택 공급 수와 대기 시간 단축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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