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역외 상장 규제 강화, 홍콩 코비드19 5차 확산세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1분기 홍콩증권거래소(HKEX) 수익이 5년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홍콩증권거래소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하락한 26억7000만 홍콩달러로 집계되었으며, 같은 기간 매출은 21% 하락한 46억9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해 4분기 연속 하락했다. 또한 블룸버그 애널리스 설문조사에서 밝힌 전망치인 29억6000만 홍콩달러와 49억2650만 홍콩달러를 밑돌았다.
홍콩 최악의 5차 확산세로 홍콩 정부가 방역 정책을 강화하면서 대부분 기업의 사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IPO 및 증권 거래 규모가 모두 줄어든 것이 수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1분기 기간 홍콩 시장에 상장한 기업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90%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간 무역 갈등으로 미국에 상장했거나 상장 예정이었던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홍콩은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최대 IPO 시장으로 꼽혔다. 그러나 리피니티브(Refinitiv)의 데이터에 따르면, 1분기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은 11개로, 총 149억 홍콩달러의 자금 조달해 전년 동기 대비 89% 급감했다. IPO 감소로, 홍콩은 1분기 기간 세계 최대 IPO 시장 6위를 기록해, 9년래 최저 순위를 달성했다.
IPO 감소에는 먼저 중국 정부의 역외 상장 규제 강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게임, 교육, 부동산, IT 등 산업의 대형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이것이 기업들의 역외 IPO 상장 열기를 식게 했다. 일례로 지난달 중국의 다롄완다 그룹이 시장 변동성을 이유로 쇼핑몰 부문을 홍콩 시장에 상장 계획을 중단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loomberg Intelligence)의 샤니 웡(Sharnie Wong)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의 규제와 위험 회피 심리로 인하여 많은 중국 기업들이 홍콩 시장 IPO 진행을 중단시키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니콜라스 아구진(Nicolas Aguzin) 최고경영자는 3월 말 기준 150개의 상장 신청서가 접수되었다며 “지속적인 시장 변동성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홍콩증권거래소는 1분기 내내 높은 견고성과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 감소로 인한 수수료 수익 하락도 또 다른 이유다. 1분기 기간 홍콩증권거래소의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1465억30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어든 수치다. 또한 홍콩증권거래소는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증권 거래 및 결제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47억 6,0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홍콩증권거래소의 글로벌 주식 및 채권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투자 손실을 본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2억1900만 홍콩달러 수익이 났지만, 올해 1분기 기간에는 1억400만 홍콩달러 투자 손실을 봤다.
반면 홍콩증권거래소의 비용은 늘어났다. 임금 및 IT 비용 상승으로 전년 동기 대비 비용이 7% 늘어나 11억8000만 홍콩달러로 집계되었다.
톰 찬 박람(Tom Chan) HKEX 회장은 “이번 1분기 기간 다수 초대형 기업 상장들이 보류되면서 매출이 감소했고 이에 1분기 실적이 저조했다. 올해 미국 국리 인상에 따라 남은 기간 동안 계속 도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초 전 세계적으로 채권 발행액이 올 들어 14% 축소됐다며,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공급망 붕괴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여파로 IPO와 자금조달이 위축한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채권을 발행해봤자 수요가 이전만 못할 것을 보이자 상장 계획을 연기하고 후일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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