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3세 이하 어린이 확진자 중 40% 이상이 무증상자인 만큼 어린이들이 지역 사회에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조용한 전파자’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 본토,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국가보다 어린이 코비드19 환자 비율이 더 높다. 중문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홍콩 전체 코비드19 확진자 11,429명 중 201명이 3세 이하였으며 이들 중 43%(87명)가 무증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성인의 무증상 확진자 비율은 20%로, 3세 이하 환자의 절반 수준이다.
연구진은 “어린이의 무증상 감염 비율이 더 높은 것은 성인보다 더 강한 면역력을 지녔거나 성인과는 다른 세포 구조를 가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실시된 별도 연구에서도 집중 치료가 필요한 성인 코비드19 환자보다 어린이 환자에게서 전파력이 더 강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며 어린 확진자들이 극도로 조용한 전파자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 연구진이 0~22개월 어린이 약 200명을 대상으로 코비드19 검사한 결과 49명이 양성을 보였으며 이중 절반인 25명 만이 발열 등 증상을 나타냈다. 어린이들이 배출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양이 성인 환자가 일주일 동안 배출한 바이러스 양보다 많았다. 보고서는 어린이 감염자는 성인 감염자에 비교해 약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고 치명률도 낮지만, 무증상자가 많아 ‘침묵의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중문대학교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 25일까지 총 17,500개의 대변 샘플을 통해 코비드19 바이러스 검사를 했으며, 이 중 22개가 양성으로 나타났다. 22개 샘플 중 20개가 6세 이하의 어린이었으며, 그 중 70% 이상이 무증상 어린이였다. 특히 2세 남아의 대변 샘플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36일간 생존한 사례가 발견돼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더 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장(腸)미생물연구센터의 응 시우치엔(Ng Siew-chien) 부센터장이 어린이들이 숨은 감염원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지역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코비드19 감염 확산 방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린이들로부터 발생될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활절 방학 이후 대면 수업이 완화되는 만큼, 대변 샘플 검사를 통해 어린이들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정확하고 안전하면서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중문대학교 연구진은 유아와 어린이들의 대변 샘플에는 성인보다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때문에 바이러스 검체를 수집하기 어려운 어린이들의 경우 더 편리하고 안전하면서 정확한 코비드19 검사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호흡기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나왔지만, 대변 검체에서는 양성으로 나오는 사례가 있었으며 대변 검체 검사의 정확성이 더 높다고 밝히며 고위험 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 또는 호흡기, 콧속 등에서 바이러스 검체를 채취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대변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문대학교에서 실시한 대변 샘플 코비드19 검사의 양성 비율이 0.13%에 달했으며, 이는 봉쇄 검사 또는 고위험군 택시 운전사의 양성 비율인 0.08%와 0.006%보다 더 높다.
폴 챈(Paul Chan) 중문대학교 미생물학 학장은 지역 사회에 바이러스를 더 쉽게 퍼트릴 수 있는 어린 인구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연구에 참여한 알버트 리(Albert Li) 교수는 부모들에게 만약 자녀가 열, 기침 등과 같은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 반드시 코비드19 검사를 받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고위험 지역을 방문한 이후라던가 의무 검사 건물을 방문했거나 교내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가 보고되었을 경우, 어린이들의 코비드19 검사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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