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매섭기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전국 각 지역이 경쟁적으로 역대 최저 기온, 몇 년 만에 찾아온 최저 기온을 보도하느라 바빠 보인다. 지난 8일에 기록한 서울의 –18.6℃는 20년 만에 찾아온 서울의 겨울 최저 기온이라고 한다. 홍콩도 북극에서 발생한 강한 한파의 영향으로 홍콩 전역이 10℃ 내외의 강력한 추위에 떨고 있다.
이처럼 추운 날씨를 나타내는 표현 중에 ‘동장군’이라는 표현이 있다. 몇 년 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 개그맨이 게임에서 진 후 벌칙으로 동장군 분장을 하고 나왔던 것이 기억이 난다. 이처럼 우리에게 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동장군’ 표현은 굉장히 친밀하게 들린다. 하지만 사실 이 표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한 표현이 아니라 러시아에서 처음 등장한 표현이다.
전 유럽을 파죽지세의 기세로 점령해 가던 나폴레옹 1세는, 1812년 60만의 대군을 이끌고 러시아로 진격해 나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때의 러시아는 겨울이었고, 매서운 추위를 예상하지 못했던 나폴레옹 1세는 수많은 사상자만 남긴 채 대패하고 만다. 이를 두고 러시아에서는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의 활약으로 러시아가 프랑스의 침략 전쟁을 물리쳤다고 표현하였다.
‘제너럴 프로스트’는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동장군(冬將軍)’이라는 표현으로 바뀌게 된다. 일본의 한 번역가가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를 번역하면서 제너럴 프로스트를 ‘후유쇼군(冬將軍)’이라고 번역하였고, 후에 이 표현이 우리나라로 그대로 넘어온 것이다.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추운 날씨가 찾아오면 흔히 ‘올해도 어김없이 동장군이 찾아왔다’라는 말을 사용하며 표현하였고, 이러한 표현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애독자 질문]
“‘부리나케’ VS. ‘불이나케’ 뭐가 맞아요?”
① 그는 부리나케 약국으로 뛰어가 약을 사왔다.
② 그는 부리나케 약국으로 뛰어가 약을 사왔다.
우선 정답부터 말하자면 ① ‘부리나케’이다. ‘부리나케’는 ‘서둘러서 아주 급하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어이다. 이 어휘의 뜻과 관련하여 어원을 미루어 짐작해 보면 ‘불’에 관련된 표현이 맞는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불이나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이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 이 어휘의 어원이 확인된 바가 없다고 한다. 어형과 관련하여서는 19세기에 문헌 표현으로 ‘부리나키’가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19세기 문헌에 기초하여 표준어는 문헌 형태를 따라 ‘부리나케’가 표준어로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으므로, 표준어는 ‘부리나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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