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상 VS. 천생
① “저 배우는 연기하는 걸 보면, 천상 배우인 것 같아.”
② “저 배우는 연기하는 걸 보면, 천생 배우인 것 같아.”
누군가가 하늘로부터 타고난 재주나 바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탁월하거나 출중한 능력을 보이는 경우, 우리가 주로 쓰는 말이 ‘천상’ 혹은 ‘천생’이다. 정답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는 ①번과 같은 ‘천상’이다. 사실 한자 [천상(天上), 천생(天生)]를 보면 답은 명확하게 ②번인데, ‘생(生)’자의 경우 사람들이 해산물이나 농산물 등의 제품에 ‘살아있는’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다 보니, 하늘로부터의 재능이나 재주를 나타내는 의미로는 사용하기를 꺼리게 되는 약간의 간섭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천생’이 맞는 표현이므로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맞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2. 먹던 음식 VS. 먹든 음식
① “이거 내가 먹던 음식이야, 먹지 마.”
② “이거 내가 먹든 음식이야, 먹지 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답하겠지만, 정답은 ①번이다. 사실 이 두 개의 예문에서 답을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아래의 예문의 경우는 양상이 조금 다르게 나타난다.
① “이걸 먹던지 저걸 먹던지 아무거나 먹어.”
② “이걸 먹든지 저걸 먹든지 아무거나 먹어.”
첫 번째 질문 이후 두 번째 질문을 물으면 의식적으로라도 ②번을 답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첫 번째 질문을 건너뛰고 두 번째 질문을 물으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①번이라고 답한다. 물론 정답은 ②번이다.
‘-던’의 경우는 아직 끝내지 않은 과거의 행동이나 경험을 표현하거나,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경우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때 ‘-던’의 경우는 항상 뒤에 나오는 명사를 수식하게 되기 때문에 ‘-던지’ 표현으로 사용하게 되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실제 사례에서 좀 더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든’의 경우는 ‘선택이나 포기’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이 일을 하든 말든’, ‘이걸 먹든 말든’ 등의 표현을 말하고자 할 때 사용하면 된다.
3. 겉치례 VS. 겉치레
① “저 친구는 겉치례만 너무 신경 써서 실속이 없어.”
② “저 친구는 겉치레만 너무 신경 써서 실속이 없어.”
정답은 ②번이다. ‘겉치레’는 겉만 보기 좋게 꾸미어 드러낸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예의’의 의미가 포함된다고 생각하여 ‘겉치례’로 착각하기 쉽다. 너무 많이 생각하면 오히려 틀리는 경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겉치레’라는 단어에는 ‘예의’의 의미가 포함되지 않으며, ‘겉으로 치장하여 보여주는’ 정도의 의미만 들어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4. 부치다 VS. 붙이다
① “이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 표결에 부치기로 하겠습니다.”
② “이 사안을 결정하기 위해 표결에 붙이기로 하겠습니다.”
이 경우의 정답은 ①번이다. ‘표결에 부치는’ 경우와 ‘편지나 소포를 부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며, 조금은 다른 경우지만 ‘일이 어려워 힘에 부치다’ 또는 ‘부침개를 부치다’ 그리고 논에서 농사를 하는 경우를 일컫는 ‘논을 부치다’ 등이 모두 ‘부치다’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반면 ‘붙이다’를 사용하는 경우는 두 개의 면을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한다는 의미로 ‘스티커를 붙이다’로 사용하거나, 불을 일으켜 타게 하다의 의미로 ‘불을 붙이다’의 경우로 사용할 수 있고, ‘조건을 붙이다’의 표현이나, ‘밀어붙이다’, ‘몰아붙이다’의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맞춤법의 경우는 우리 생활의 아주 작다면 작은 부분이지만, 또 그만큼 기본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고 기본적인 것을 지키고 바르게 하려는 노력이 분명 더 큰 일들을 성공적으로 만들고 이뤄낼 수 있는 밑거름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네 모두 작은 것들을 지키는 노력들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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