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속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틀리고 있고 또 헷갈려하는 표현들이 많이 있다. 이런 표현들을 접할 때마다 교정을 시도하게 되면, 사실 듣는 사람도 썩 달가워하지 않고, 고쳐주는 사람도 집착증 환자 정도로 취급받기 일쑤라 고쳐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실생활 속에서 자주 틀리는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을 한번 준비해 보았다.
가리키다 VS. 가르치다
[가리키다 : point out, 가르치다 : teach]
우선 이 두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먼저 살펴보면 뜻이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리키다’는 손가락 따위로 어떤 방향이나 대상을 집어서 보이거나 말하거나 알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가르치다’는 지식이나 기능 따위를 익히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영어로 하면 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가리키다’는 영어로 'point out', ‘가르치다’는 영어로 ‘teach' 정도로 간략하게 구별할 수 있다. 이처럼 명확하게 다른 뜻을 지칭하는 이 두 단어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확한 국어 표현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백번 양보해서 그 대상을 국어를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만으로 국한시키더라도, 이 표현은 굉장히 많이 틀리게 사용하는 표현에 속한다. 특히 필자의 주변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고 말하는 소위 한국어 선생님들이 “저는 한국어 가리켜요.”라고 말할 때는, 제발 그 사람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다.
돼요 VS. 되요
[‘되어’를 넣어 말이 되면 ‘돼’로 쓰면 된다]
물론 대화할 때는 틀렸다는 것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표현이지만, 글을 쓰라고 해 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는 맞춤법 중 하나이다. 이 맞춤법의 경우는 ‘돼’가 ‘되어’의 준말임을 기억하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린다. 예를 들어 ‘되고’를 말할 때 ‘되어고’라고 말해 보고, 말이 되면 ‘돼고’라고 쓰고, 말이 안 되면 ‘되고’라고 쓰면 되는 식이다. 이 경우는 말이 안 되므로 ‘되고’라고 써야 된다. 다른 예를 하나 더 들면 ‘됐지만’의 경우 ‘되었지만’이라고 말했을 때, 어색하지 않기 때문에 ‘됐지만’이라고 쓰면 정확한 맞춤법이 된다.
웬 VS. 왠
[‘왠’은 이유와 관련된 경우, ‘웬’은 ‘어떤’의 의미를 가진 형용사로,
뒤에 명사가 오는 경우에 사용하면 된다]
“오늘은 왠지 라면이 땡긴다.” VS. “오늘은 웬지 라면이 땡긴다.”
일단 양해를 좀 구하고 시작하자면, ‘땡긴다’는 ‘당긴다’로 표현해야 맞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넘기고 우리가 오늘 살펴 볼 ‘왠지’와 ‘웬지’에 집중해 보기로 하자. 둘 중 어떤 표현이 맞을까? ‘왜’가 이유를 묻는 의문사임에 초점을 맞춰보면 답이 좀 쉬워질 것 같다. ‘왠지’는 ‘왜인지’를 줄인 표현으로, 뚜렷한 이유를 모를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웬’은 언제 사용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웬’은 관형사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따라서 ‘웬 일’, ‘웬 떡’과 같이 뒤에 명사가 와야 한다고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웬만하면’은 전혀 다른 뜻의 단어로 ‘정도나 형편이 표준에 가깝거나 그보다 약간 낫다’는 뜻의 단어로, ‘우연만하다’의 준말이다.
어떻해 VS. 어떡해
[‘어떻게’ → ‘어떻게 해’ → ‘어떡해’]
사람들 중에 ‘어떻게’를 틀리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노출 빈도가 많은 단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람들의 뇌리에 정확한 단어가 잘 박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 뇌리에 잘 박힌 이 ‘어떻게’로 인해 ‘어떻게 해’의 준말인 ‘어떡해’를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사람들은 ‘어떻게’와 관련된 단어를 쓸 때, 이 ‘떻’의 형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관성이 생겼다. 따라서 ‘어떻게 해’를 ‘어떻해’로 쓰게 되는 실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큰일 났어. 나 어떡해.” 이 표현이 얼핏 보면 틀린 것 같지만 맞는 표현이므로 앞으로는 자신 있게 이렇게 쓰도록 하자.
돌아오는 월요일은 중양절(重陽節) 휴일이다. 요즘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좀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위생 수칙만 잘 지킨다면,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