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라디오에서 코로나로 미용실 영업을 잠시 멈춘 헤어디자이너 분이랑 인터뷰를 하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작은 동네에서 영업을 하시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잠시 쉬고 계시던 이 분에게 무엇이 그립냐고 하자 그 분은 동네 단골 고객들이랑 하루 종일 수다를 떨며 머리를 해주던 시간 들이 너무 그립다고 답했다 .
사람들과의 접촉없이 사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다시 일터로 가면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고 하자, 단골손님들을 한명씩 꼭 안아주고 싶다고 했다.
그 분은 사람이 그립지만 , 결국은 사랑이 그립고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인간에게 얼마나 사랑이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 나의 마지막 여행은 사랑이 가득한 도시 베로나였다. 학교 다닐 때 올리비아 핫세 라는 청순한 여배우가 나온 로미오와 줄리엣 이란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했다.
셰익스피어가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머물면서 골목골목 낭만적인 분위기에 취해 로미오와 쥴리엣을 완성했다. 나도 이 도시를 걸으면서 마치 중세에 돌아 온 것같은 그들이 내 주위에 있는듯했다. 올드 시티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시대를 분간이 안될 정도로 그대로 머물러있고, 로맨틱 도시답게 많은 연인들이 손을 잡고 주인공들이 되어있었다.
나도 쥴리엣 집을 방문하자, 드디어 현대적인 풍경이 나타났다. 동상 부근에 자물쇠들로 빽빽한 사랑의 구속을 만들고, 쥴리엣 동상의 오른쪽 가슴을 만져야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내려오는 전설에 동상 한쪽 가슴은 거의 바래 져 있었다.
희극속의 주인공들은 비극으로 끝났지만, 현대의 우리들은 행복하게 결말을 내고자 각색을 해서 다들 가슴을 만지고 자물쇠를 채워서라도 강제 해피엔딩을 약속하고 떠난다.
이토록 사랑이 넘치는 베로나에서 어찌 불행할 수 있으랴.
길거리 이름도 쥴리엣과 로미오 가문이름으로 되어있고 가게들도 스윗한 인테리어가 차고 넘쳤다.
이 달콤한 도시에서 무뚝뚝한 난 어울리지 않았으나 잠시 하루라도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으로 강제 연출을 하고 다녔다. 이렇게 환경이 주는 이쁜 영향을 이제 잠시 멈추었다 코로나로 더 이상 사랑이 진행이 안 되고 있음을 느낀다. 로맨틱한 거리는 멀어졌지만 마음속의 사랑의 거리는 좁혀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매일 부지런히 친구들에게 사랑을 전하면서 빨리 이 건조한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나도 친구들을 만나서 미용사가 말한것 처럼 허그를 할 것이다. 보고싶었다고....
글, 사진 : Misa Lee, 위클리홍콩 여행작가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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