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설레임, 마중과 환송을 하는 애틋한 곳, 비지니스 출장으로 헉헉거리는 발걸음들~
마지막 손님을 찾는 다급한 방송 멘트들, 남은 돈으로 마지막 쇼핑을 하는 여행객들로 샵들은 붐비고, 끼니를 놓친 사람들이 허겁지겁 식사하는 풍경, 만남과 이별이 공존하는 이곳은 홍콩 공항이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만 해도 첵랍콕 공항은 매일 이런 사연을 가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 최고 공항이라는 타이틀도 1998년에 오픈한 후로 여러 매체에서 80회를 수상했고, 한해에 70억 명 이상이 공항 이용을 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에 하나였다.
현재 올해 5월 한 달은 35,000명으로 99퍼센트 감소를 보였다. 코로나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중이다.
홍콩과 인천을 여러 항공사가 매일 22편씩 연결해 주었으나 현재는 격일로 운행하는 듯 감소하는 승객으로 항공사도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불행을 껴안고 있는 중이다 .
오랜만에 공항에 볼일이 있어서 몇 달 만에 가게 되었다. 텅 빈 가게들과 식당들, 텅 빈 공항 내부는 나의 발걸음을 방황시켰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를 정도로 스산한 곳이 되어있었다.
혹시나 오염될까 끊임없이 소독하는 청소부들의 부지런한 손길들과 빈 공항을 지키는 공항 안전요원들 몇 명만 보일 뿐 적막감이 돌고 있었다.
러브 액추얼리라는 영국 로맨틱 코미디 장르 영화가 있다. 2003년도에 개봉된 아주 오래된 영화인데 여러 커플들의 갈등과 고민이 나오지만, 모두들 공항에서 행복하게 포옹하며 해피엔딩을 보여준다. 나에게는 이런 곳이 공항 풍경이었다. 영국 수상인 휴 그랜트가 사랑하는 여비서랑 포옹하는 장면, 양아들이 여자 친구랑 만나는데 흐뭇하게 바라보는 새 아빠 등. 씩씩하고 건강한 이 영화 장면처럼, 홍콩 공항도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만남의 장소로, 설렘이 다시 시작되는 곳으로 재가동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공항처럼 많은 것들로 채워진 우리 마음도 한번 텅 비워서 새로 다시 조금씩 좋은 것들로 채워나가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 Misa Lee, 위클리홍콩 여행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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