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는 특히 다른 생선들과 달리 부레가 다양한 용도로 이용된다.
민어의 부레를 끓여서 만든 부레풀은 어교(魚膠), 어표교, 민어풀이라고도 불리는데 교착력이 강해 우리 선조들은 고급 장롱을 비롯해 문갑, 등가구를 만들거나 합죽선의 부챗살과 갓대를 붙일 때 널리 이용했다.
“옻칠 간 데 민어 부레 간다.”는 속담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
이는 강강술래에 나오는 “이 풀 저 풀 다 둘러도 민어풀 따로 없네.”라는 매김소리와도 관련이 깊다.
어느덧 화학 접착제에 밀려나고 말았지만 천년을 가도 썩지 않는 옻칠과 궁합이 잘 맞아 접착제로도 그 효능이 뛰어난 게 바로 민어풀이다. 천년을 간다는 옻칠과 부레풀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의미이다.
‘암치 뼈다귀에 불개미 덤비듯’이란 속담도 있다.
암치는 배를 갈라 소금에 절여 말린 민어의 암컷, 혹은 배를 갈라 소금에 절여 말린 민어를 통틀어 이르는 말(염민어)이고 혹자는 민어의 새끼를 암치라고도 한다. 이익이 있을 만한 것에 뭇사람이 덤비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제사상의 터줏대감, 삼복더위의 보양식
‘백성의 물고기’ 뜻을 가진 민어(民魚)는 예로부터 남녀노소, 귀천의 구별 없이 모두가 즐겼던 생선이다.
민어는 조기와 같은 민어과에 속하는 난류성 어류로 빛깔이 등 쪽은 회청색, 배 쪽은 회백색으로 큰 것은 몸길이가 1m를 넘고 무게도 20kg에 달하니 바닷고기치고는 귀골이요, 크기도 가히 팔척장식이라고 할 만하다.
탈 없이 한여름을 넘기면 “무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이기려면 싸워야 하고 싸우려면 힘이 필요한데 무더위는 삼복이 고비다.
복날엔 보신 음식을 먹는 복달임을 한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전해오는 것처럼 더위에 지친 기력을 회복시키는 효력은 도미나 보신탕을 능가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반세기 전 복날 서울의 서민들은 보신탕이나 추어탕을 해 먹었고, 반가에선 육개장과 삼계탕을 끓였으며, 더 넉넉한 집은 민어 잔치를 벌였다고 한다. 큰 민어는 길이 1~1.2m에 무게가 15kg쯤 되니 집안 잔치를 할 만한 크기다.
민어 살은 회와 구이로 먹고, 머리, 뼈, 내장은 탕을 끓인다. 부레와 껍질은 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별미다. 말린 민어포는 굴비 못지않게 우리 민족이 즐겼던 건어물로, 백중절, 우란분(宇蘭盆)에 조기와 더불어 널리 활용되었고, 어란은 안주로는 귀물 중 귀물이다. 이처럼 민어는 비늘 말고는 버리는 것이 없다.
민어는 물고기 중에서 소화 흡수가 빨라 어린이들의 발육을 촉진하고 노인 및 큰 병을 치른 환자의 건강 회복에 가장 좋은 식품이라 하여 동의보감에는 민어를 회어(鮰魚)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민어가 개위(開胃)하고 하방광수(下膀胱水)한다고 하는데, 개위(開胃)는 위장을 연다는 말로 식욕이 없는 사람에게 입맛을 갖게 함을 의미하며, 하방광수(下膀胱水)는 방광에 있는 수기(水氣)를 내린다는 뜻으로 즉, 배뇨를 도와 준다는 의미이다.
출처:국립수산과학원
제공:수협중앙회 홍콩무역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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