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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무의식은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4-30 10: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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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의식은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①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선거 유세를 하면서 경쟁자를 향해 “역겹다”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자주 썼다. 왜 그랬을까? ②날씨는 우..
무의식은 우리를 어떻게 지배하는가

①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선거 유세를 하면서 경쟁자를 향해 “역겹다”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자주 썼다. 왜 그랬을까? ②날씨는 우리의 기분은 물론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떻게? ③금연광고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담배를 피운다. 왜 그럴까?

세 개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는 공통어가 있습니다. ‘무의식(無意識)’입니다. ①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 “역겹다”는 말을 반복함으로써 대중들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힐러리를 기피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간은 “역겹다”와 같은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불안정성을 느끼게 되고, 불안감은 보수적 심리를 부추깁니다. ②날씨가 흐릴 때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보다 화창한 날에 더 긍정적인 답변이 나옵니다. 날씨는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며, 인생에 대한 만족도는 주식 거래량까지 좌우합니다. ③금연 광고는 사람들로 하여금 담배에 대한 이미지를 연상시켜 흡연 욕구를 증폭시킵니다. 그래서 의도와 달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한국경제신문 4월26일자 A27면 기사 <‘내 안의 나’ 무의식은 어떻게 나타나나>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무의식’의 발견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힙니다. “인간은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원시시절부터 이어져온 생존과 짝짓기, 협동에 대한 욕구는 우리의 무의식 속에 저장돼 있어서 우리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게 한다.”

인간의 의식은 드러나 보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무의식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침투해 우리의 인생을, 더 나아가 세상을 좌우한다.” 존 바그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는 그러나 “우리가 무의식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틀을 제대로 갖춘다면 나쁜 습관을 깨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바그 교수는 무의식을 극복해 나쁜 습관을 변화시키거나, 좋은 습관을 만드는 방법으로 ‘실행의도기법’을 추천합니다. 의도를 수행하는 시간과 장소, 방법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는 남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각각 다른 실행방법을 지시했습니다. 한 그룹은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거야”라는 식으로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지도록 했습니다. 다른 그룹에는 “아버지가 기차역으로 데리러 나오시면 차에 타서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거야”라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했습니다. 구체적인 ‘실행의도’가 단순한 ‘목표 달성의도’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낸 것은 물론입니다.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영향을 미치고, 서로를 지지해준다”는 게 바그 교수의 결론입니다. “의식적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실행함으로써 그 행동을 무의식으로 밀어 넣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습관이 돼 처음에는 하기 힘들었던 행동도 나중에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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