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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리더에게는 소심함이 축복이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3-19 10:18:20
  • 수정 2019-03-19 10: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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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훌륭한 리더’라고 하면 주위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내뿜고, 보통 사람이 시도할 수 없는 일을 담대하게 해내는 ‘비범한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브리지스톤..
‘훌륭한 리더’라고 하면 주위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내뿜고, 보통 사람이 시도할 수 없는 일을 담대하게 해내는 ‘비범한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브리지스톤을 세계 최대 타이어회사로 일궈낸 아라카와 쇼시 전 회장은 “진실은 그 반대”라고 말합니다. “대담하기만 한 리더를 조심해야 한다. 사려 깊지 못해 앞뒤를 살피지 않고 ‘에라 모르겠다!’ 하며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조직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신문 3월8일자 A26면 <겁 많고 섬세한 리더일수록 위기관리 능력 탁월>은 “소심해도 리더 잘할 수 있다”는 아라카와 전 회장의 경험과 관찰담을 소개했습니다. “소심한 사람들 중엔 섬세한 성향을 지닌 이가 많다. 걱정, 근심 때문에 세부 사항까지 빠뜨리지 않고 머릿속에 새겨두고, 겁도 많아 모든 일어날 만한 위기에 대비해 사전 준비가 철저하다.” 리더가 섬세할수록 조직원의 공감을 바탕으로 일을 추진하고, 그래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리더가 우선 명심해야 할 것은 회사라는 조직은 ‘게마인샤프트(gemeinschaft: 가족, 촌락 등 감정적 결합을 기반으로 한 집단)’가 아닌 ‘게젤샤프트(gesellschaft: 목적 달성을 위해 작위적으로 형성된 집단)’라는 사실입니다. “감정적인 결합을 토대로 모인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좋고 싫음’을 겉으로 표현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리더는 억지로라도 모두에게 공평해야 한다. 모두가 가치 있는 존재이며, 자존심이 있는 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이런 ‘존중’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말’이랍니다. “리더가 어떤 말을 꺼내는가에 따라 조직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확한 방침과 전략을 전달하고 팀원의 사기를 높이는 말을 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리더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다.” 리더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한 조언 몇 가지도 새길 만합니다. “누군가를 가르치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존중하는 마음을 먼저 전달하라. 지도하지 말고 ‘지원’하라. 실적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 공감을 얻어내는 사람이 되고, 소심한 낙관주의자가 돼라.”

‘인간은 두 부류, 리더십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는 대목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사장 자리에 있을지라도 리더십이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 팀원이 한 명도 없는 평사원일지라도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 있다. 주위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떨칠지라도 리더십이 결여돼 있을 수도 있고, 연약해 보일지라도 리더십으로 충만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 기준은 ‘마음가짐’이랍니다. “위기를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보다, 태생적으로 뻔뻔하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는 섬세한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될 가능성을 숨기고 있을 확률이 높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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