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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화 같은 그녀를 만났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1-22 15:44:43
  • 수정 2019-01-30 10: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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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상공회를 통하여 대학생 인턴십으로 온 여학생을 만났다. 농사를 짓는 그녀의 부모님 덕분에 시골에서 자랐다고 한다. 순수한 그녀와의 만남에서 얻은 작은 감동들이..
홍콩상공회를 통하여 대학생 인턴십으로 온 여학생을 만났다. 농사를 짓는 그녀의 부모님 덕분에 시골에서 자랐다고 한다. 순수한 그녀와의 만남에서 얻은 작은 감동들이 있어 행복하다.

소소한 감동 1
그녀와 시장길을 걷다가. 물통에 담겨져 있는 커다란
해바라기꽃을 보았다. “이거 조화죠? 라고 묻는 것이다.
”웅? 이게 왜 조화야.? 생화지“ 라고 되물었다.
살아있는 꽃이 너무나 절묘하고 인위적으로 보이는 꽃을 가끔 플라스틱으로 만든 절묘한 가짜꽃으로 오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그녀의 자란 환경의 배경을 말해주었다.
”들판에 피어있는 해바라기 꽃만 보다가 이렇게 도시에 있는 진짜꽃을 보는 건 처음이에요. 도시에서 파는 조화만 봤어요“라는 그녀의 대답후,
‘들판에 피어있는 해바라기를 본 적이 있나?”라고 자문해 보았다. 고향이 도시인 필자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대답이다. 자연에 있어야 할 해바라기가 도시한복판에 있는 것이 낯설어 보였으리라. 반면 필자는 도시한복판에서 뿌리가 잘려 진채 커다란 물통에 담겨져 있는 꽃들이 더 익숙하다. 그러기에 들판에 핀 꽃들을 보면 감동이 되는 이유이다. 자연으로 곽 찬 그녀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소소한 감동 2
자연과 함께 자라온 그녀의 순수한 마음이 부럽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면서 발길을 옮겨 과일 과게 앞에 우리는 멈추었다. 태국에서 수입한 과일 앞에서 (홍콩로칼사람들도 이 과일은 낯설어 한다). 그녀는 “이과일 많이 달겠네요” 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알아?” 물었더니 “개미들이 왔다 갔다 하잖아요. 과일이 달아서 개미들이 붇어 있네요”라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알기에는 그녀는 아직 20대 초반이다. 더군다나 한국의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과일들은 예쁘고 정갈하게 손질되어 깨끗한 상태이므로 경험적이나 지식적으로 알아채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연에서 자란 그녀의 작은 생활지혜가 감탄스러웠다.

 소소한 감동 3
그녀의 부모님이 보낸 커다란 택배상자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녀는 안에 내용물들을 집으로 옮기기 쉽게 나누어 담은 다음 그 커다란 상자를 버리지 않고 있었다.
“빈 상자는 계단 쪽에 내놓으면 청소하는 분이 가져가신다”고 했더니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거라 버릴 수가 없어요”라는 그녀의 대답~~
필자는 순간 마음이 찡했다~~ 어머니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구나~ 애잔한 마음으로 동감이 되었다. 필자 또한 소중한 사람에게 받은 쓸모없는 종이로 만든 선물상자이지만 그녀의 마음처럼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 그 사람의 손길이 눈에 보이지도 만지지도 못하지만 그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이 닿은 물건조차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백번동감이 되었다. 그녀와 깊은 공감을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 짠한 감동과 함께~~

 소소한 감동 4
도시생활보다 자연생활이 진정한 “웰빙라이프’다. 시골생활이 좋은데 뱀들이 나올까봐 너무 싫다. 그들도 자연의 일부이지만 유독, 필사적으로 꺼려진다. 「필자는 어릴 적의 특별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다섯 살쯤에 시골에 방문한 적이 있다. 해가 서쪽으로 빠지려는 가을 저녁쯤이었다. 필자와 아홉 살의 언니는 낮잠을 자고 나니 집안에 아무도 없었다. 언니와 필자는 대문을 나와 마당을 걷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작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그 개울가 옆에는 추수해서 묶여진 참깨단 들이 허수아비처럼 쭉 늘어서있었다. 필자가 앞에서 지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추수단에서 수백 마리의 그놈들이 (직접 표현이 끔찍해서 그놈들로 표현하기로 한다) 다섯 살의 내 앞을 지나가는 것이었다. 어린 나는 그 자리에 서있었고 뒤에 따라오던 언니는 필자이름을 숨가쁘게 부르고 있었다. 다행히 순식간에 그 끔찍한 광경은 사라지고 필자는 아무런 상해도 입지 않았다. 언니와 필자는 어머니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이 엄청난 사실을 말하고 위로받고 싶었다. 그렇지만 어머니는 버럭 소리를 지르셨다. ”얘들이 무슨 잠꼬대를 하는 거야. 꿈이야 꿈!!!“이라고 ~~~
믿어주지 않고 꿈이라고 하시니.. 진짜 꿈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와 나는 서로 얼굴만 쳐다본 채..”우리 진짜 봤자나 그렇지?“.......

시간이 좀 더 흘러 초등학교 때도 똑같은 말을 했다. ”엄마, 진짜 그때 끔직 했어요“ 똑같은 버럭이 어머니의 대답이었다. 삶의 중간 중간, 중학생도 ‘버럭대답’,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버럭대답’ 이셨다.
 
그리고 결혼을 한 후 필자나이가 30대가 된 후 어머니는 필자의 집을 방문 하셨다.
필자는 다시 한번 그때의 기억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더니..어머니의 대답은 놀라웠다.
”그놈들이 나왔다는 거 알고 있다. 네가 놀랄까봐 꿈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 20-30마리씩 몰려다니는 떼 뱀들이다. 너무 무서운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걱정스러웠다“는 어머니의 대답이었다. 어머니의 깊은 마음사랑을 느꼈다. 25년만에 들은 어머니의 사랑의 대답이었다.」
다시 순수그녀의 얘기로 돌아가자. 시골에서 자란 그녀는 가끔 길가에서 지나가는 그놈을 본적이 있었다. 그녀는 ”엄마, 그놈 맞지“라고 물을 때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니 그놈 아니야 네가 잘못본거야“라는 어머니의 대답이었단다. 그러면 ‘아~~ 잘못 봤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안심 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그놈인걸 말해주고 동물들과 좀 더 친해지게 만들어 주면 더 좋은 교육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도 필자의 어머니도 어린 자녀에 대한 사랑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머니의 높고 깊은 진심의 사랑, 그 자체라 생각한다.
그녀는 농사를 짓다가 허름한 옷에 흙때가 묻은 옷을 입은 그녀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농사짓는 아버지가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냐‘라는 아버지의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뭐가 부끄러워? 아버지 때문에 사람들에게 건강한 쌀을 주잖아“라고 대답했단다. 그녀가 불과 13살 중학생이었을 때의 대답이었단다.
경제로 계급을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로 나누는 현대이다. 흙에서 자란 그녀는 흙수저 인건 맞지만 계급에 의해 분류된 진정한 금수저는 바로 그녀이다. 돈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순수한 자연이 바로 그녀‘이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소소한 감동들을 서로 나누고 전달하는 행복한 세상이길 바란다.
(이유성 기자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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