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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개방하고 투명하라, 극단적으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9-01-15 18:49:45
  • 수정 2019-01-15 18: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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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의 젊은 직원이 명백한 실수로 회사에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일으켰습니다. 고객을 대신해 주문해야 하는 것을 잊고 현금을 그대로 보관한 것입니다. 자산운용이..
헤지펀드의 젊은 직원이 명백한 실수로 회사에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일으켰습니다. 고객을 대신해 주문해야 하는 것을 잊고 현금을 그대로 보관한 것입니다. 자산운용이 핵심 업무인 회사에서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이 친구를 어떻게 해야 할까. ‘큰 손실을 초래하는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회사 분위기와 규율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단호하게 해고할까.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류 기록’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해고조치는 다른 직원들이 실수를 숨기도록 해 나중에 더 큰 손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배우려면 모든 실수와 의견 차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월11일자 B3면 <180조 굴리는 헤지펀드의 제왕, “성공하고 싶다면 실패도 기록해라”>에 소개된 이야기입니다. 1975년 침실 두 개짜리 아파트에서 투자회사 브리지워터를 창업한 레이 달리오는 회사를 1600억달러(약 180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키웠습니다. ‘고통+반성=발전’이라는 방정식을 제시하고, 철저하게 실천한 덕분입니다.

창업 초기였던 1980년대 초 맞은 위기가 그의 눈을 확 뜨게 해줬습니다. “시장 예측이 빗나가면서 큰 손실을 봤다.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여서 모든 직원을 떠나보내야 했다.” 달리오는 “이것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고 회고합니다. “파산하지 않고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변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달리오는 ‘내가 옳다’는 생각에서 ‘내가 옳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사고방식부터 바꿨습니다. 이 질문에 답을 구하기 위해선 독립적으로 사물을 보는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듣기 위해서는 극단적으로 개방적이어야 한다.”

달리오의 남은 목표는 ‘내가 없어도 브리지워터를 성공하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브리지워터 고유의 문화가 유지되는 원칙을 세우는데 주력해 왔다. 2006년부터 60여개 원칙을 회사 내부에 공유했고, 이를 토대로 212개의 원칙을 구체화했다.” 원칙에서 중요한 축 하나가 개방성이고, 나머지 하나는 투명성입니다. “브리지워터에선 모든 회의를 녹화한다. 추후에 그 내용을 다시 보고 들으며 객관적인 관점에서 배울 수 있도록 기록한다는 취지다.”

이렇게 ‘극단적인 투명성’을 강조하는 회사에 직원들이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회사 문화에 익숙해지기까지 1년6개월에서 2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과정에서 3분의 1의 직원이 퇴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렇게 기업의 문화에 적합한 사람들이 남아 문화를 유지하고, 더 발전시켜 나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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