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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뉴스레터 - “사랑은 행동이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8-28 10:18:27
  • 수정 2018-08-28 10: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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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따라 표정이 왜 그래요?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가 한국경제신문 8월21일자 A32면에 쓴 <한경에세이: 사랑은 행동이다>는 ..
“오늘따라 표정이 왜 그래요?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보네요.” 성명기 여의시스템 대표가 한국경제신문 8월21일자 A32면에 쓴 <한경에세이: 사랑은 행동이다>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그의 단골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중국동포 아주머니가 어느 날 특유의 밝은 표정이 사라진 채 어두운 모습을 한 것을 보고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사정은 이랬습니다. 한국에 와서 대리운전과 공사판 막노동까지 하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던 그녀가, 우여곡절 끝에 얻은 아들과 함께 살고 있던 다세대 반지하방 전셋돈을 날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연립주택 전체가 경매로 넘어갔는데, 입주할 때 전세 등기제도를 잘 몰라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성 대표는 며칠간 생각 끝에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판사님께 탄원서를 한번 냅시다. 일부라도 건질지 몰라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그로부터 꽤 오랜 날이 지난 뒤 아주머니에게서 “전세 돈을 모두 찾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답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목소리로. “재판정에서 딱한 사정을 말하며 눈물로 애원했더니 판사가 채권은행 담당자를 불러 설득했고, 채권은행이 동의해 후순위인 그의 전세보증금을 선변제해줘 돈을 돌려받았다는 것이었다.” 에세이의 마무리 문장은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해줍니다. “다시 ‘행복’을 찾은 아주머니의 아들이 군복무를 마친 뒤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경 8월24일자 A27면 기사 <‘교양인’은 책을 읽고 변화하는 사람>은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게 무엇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자신을 지키면서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양이 필요하다.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그저 쫓아가는 것은 배움이 아니고, 교양을 쌓을 수도 없다.”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의식과 노력의 결과물이 교양이며, 험한 세상에서 희생당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기 위해서는 교양인이 돼야 한다는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 교수의 강의를 요약한 것입니다.

“아무 성찰 없이 굳어져버린 사고방식과 말, 유행의 흐름, 개념 없는 동조행위를 멀리하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여기거나, 존재 방식이 다른 사람보다 올바르다고 여기는 무식하고 거만한 자가 되어 타인의 인간다움을 해치지 않는 것 또한 교양인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다.” 이어지는 대목을 깊이 새겼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주워들은 조각난 말과 생각의 찌꺼기들을 되풀이하는 자괴감의 일상에서 벗어나, 큰 관심과 넓은 시야로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교양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이 사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추구하다 보면 결국은 행복한 삶을 향한 여러 갈래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교양인이 돼야 하는 진짜 이유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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