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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우리는 모두 빚진 자 입니다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8-08-14 12:47:02
  • 수정 2018-08-14 12: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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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모두 빚진 자입니다 “미국 현충일이었던 5월2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구경기장에서 찍은 한 사진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관중석에는 ‘전쟁..
우리는 모두 빚진 자입니다

“미국 현충일이었던 5월2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야구경기장에서 찍은 한 사진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관중석에는 ‘전쟁 포로와 실종자를 위한 빈 의자(empty seat for POW-MIA)’가 마련돼 있었다. 학생군사교육단(ROTC) 정복을 입은 학생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부동자세로 그 의자를 지키고 서 있었고, 그 옆의 한 관중이 학생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었다.”

한국경제신문 8월8일자 A30면에 홍영식 논설위원이 쓴 <'참전용사 예우'가 너무 다른 한·미>의 첫 대목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운동경기장은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장병을 위한 빈 의자를 하나씩 두고 있다. 살아 돌아와 가장 좋은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미국이 순국·참전용사들을 각별하게 예우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미군 유해 송환’을 최우선 의제 가운데 하나로 다뤘고, 가장 먼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구호는 ‘그들이 조국으로 돌아올 때까지’다. 전사자가 돌아올 땐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이들을 맞이하는 게 관례다. ‘군복이 존경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지난 1일 6·25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북한 원산과 대한민국 오산을 거쳐 하와이에서 맞은 미국 정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봉환식을 치렀습니다. 예포 21발을 발사하고 F-16 전투기 편대가 전우의 희생을 기리는 뜻으로 저공비행하는 국가정상급 예우 속에서. DPAA 유해신원확인팀의 책임자는 한국계 실향민 후손 제니 진 박사입니다. “6·25때 전사한 미군 유해를 보면 대부분 뼈가 다 자라지 않았어요. 18~23세의 청년들이었으니까요.” DPAA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분류실에 안치할 때 맞은 편에 성조기를 놓는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죽음에서 깨어났을 때 성조기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에 있는 미군 유해 송환을 추진해 지금까지 272구를 돌려받았습니다.

6·25 전쟁에서 조국에 목숨을 바치고 아직 가족 품에 돌아가지 못한 전사자는 대한민국 국군이 훨씬 더 많습니다. 북한 땅에만 수만 명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남쪽 땅에도 아직 발굴하지 못한 전사자 유해가 많습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60여 년 전 선배 전우들이 무거운 군장을 메고 오르내린 전투현장입니다.” 국군 장병들이 전적지 유해발굴 작업에 나설 때 걸어놓는 현수막 구절입니다.

홍영식 논설위원의 칼럼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수많은 희생의 결과다. 그런데도 기억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감사해야 하는 것에 무관심한 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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