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홍콩이 주택 부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 지하동굴 개발에 나선다. 각종 대형 기반시설을 지하동굴로 옮기고 지상에 집을 ..
전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홍콩이 주택 부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 지하동굴 개발에 나선다. 각종 대형 기반시설을 지하동굴로 옮기고 지상에 집을 더 짓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CNBC는 26일(현지 시각) 홍콩 정부가 30여 년 전 부터 이 같은 방안을 연구했다며 올해 실현 가능성 연구를 마치고 48개 동굴을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토니 호(Tony Ho) 홍콩 토목공학·개발부 지질공학자는 “홍콩 내 모든 평지는 이미 건물이 들어섰다”며 “지하 공간을 잘 이용하면 제약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콩 정부는 지하동굴을 개발해 상·하수처리시설과 데이터센터, 급수장 등 대형 기반시설을 옮긴다는 계획이다. 기록보관소, 석유·가스·와인 보관소, 자전거·자가용 주차장, 실험실, 체육시설, 도축장, 영안실, 화장터, 묘지 등도 지하동굴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형 기반시설이 이전한 곳에는 주택을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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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웨스트 아이랜드(West Island) 지하에 건설된 환승역 |
동굴 개발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노르웨이는 1975년에 5500명을 수용하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와 수영장을 지하 동굴에 건설했다. 싱가포르는 2008년 지하 탄약고를 만들었다.
문제는 기반시설 이전용 동굴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세제곱피트(0.0283㎥)당 총 건축비가 320~450달러(34만8000~49만원) 정도 들어간다. 예컨대 자동차 12대용 주차장을 짓는데 필요한 건축비가 730만달러(79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은 주거지 개발이 가능한 지상 토지가 사실상 고갈된 상태에서 최근 집값마저 폭등하고 있다.
홍콩은 국토 면적 1104㎢(서울시 605㎢)에 700만명이 밀집해 인구 밀도가 높은 편이다. 1채당 평균 주택가격도 180만달러(약 19억6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고급 주택가인 피크 지역에 있는 마운트 니컬슨 단지에서 아파트 1채가 3.3㎡(1평)당 8억원에 팔려 아시아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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