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연구에서 손바닥이나 지하철 내의 공기보다 지폐의 표면에 세균이 더 많이 서식하며 게다가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없는 사회(Cash...
홍콩의 연구에서 손바닥이나 지하철 내의 공기보다 지폐의 표면에 세균이 더 많이 서식하며 게다가 끈질기게 살아남는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도래하면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놀라운 장점도 있을 것 같다. 살아있는 박테리아 지폐에 무수히 묻어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연구에서 이미 세균이 지폐 표면에서 생존 할 수 있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홍콩에서 열린 최근의 연구는 이 세균 집단에 상상을 초월하는 생명력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따라서 지폐는 도시에 만연한 세균의 감염 경로를 모니터링 하는데 훌륭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
홍콩대학 연구팀은 지폐에 묻은 세균의 생존 기간을 조사하기 위해 홍콩 시내에 있는 12개 의료기관과 3개의 지하철역에서 1장씩 총 15장의 홍콩달러 지폐를 회수했다. 그들이 처음 한 일은 세균이 실제로 지폐에서 죽지 않는가를 확인하는 것. 따라서 지폐에서 수집한 세균을 다른 종류의 세균이나 미생물과 배양한 여러 종류의 페트리 접시에 각각 옮겼다. 스위스 과학 잡지 '프론티어즈 인 마이크로 바이올 로지'에 게재 된 결론에 따르면, 이식한 세균은 즉시 지폐에 부착된 상태에서 생존 할 수 있는 것이 증명되었다.
지폐로 세균을 추적한다
홍콩 지폐에 가장 많이 부착해 있는 세균은 여드름의 원인 '프로피오니 박테리움 아크네스(여드름 균)'이다. 여드름 균의 1종은 2013년에 온몸에 종기가 있는 난치병 '유육종증 (sarcoidosis)' 환자로부터 발견돼 처음으로 제거 수술을 실시했다. 연구에서 조사한 15개의 지폐에 붙어있던 세균 중 약 36%에 병원성이 있었는데 이는 인체에 감염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드시 인체에 위험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폐가 병원균의 소굴인 것은 틀림이 없다.
'아시네토박터(Acinetobacter)'라는 박테리아도 다수 발견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이 유형은 주로 땅속이나 물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세균이 포함된다. 지금까지 확인 된 모든 아시네토박터는 인체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세균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면역이 약한 만성 폐 질환이나 당뇨병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폐렴이나 상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의료기관과 지하철역이라는 지폐의 채취 장소의 차이에 따른 세균에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이는 박테리아가 광범위한 지역에 떠돈 다는 것을 나타내는 중요한 결과로, 논문 저자들은 지폐가 "도시의 마이크로 바이옴(인체에 사는 미생물)을 추적하는 역할을 한다"는 이론을 세웠다.
이 연구팀이 지폐에서 발견한 박테리아의 종류는 사람의 손바닥이나 지하철 내의 공기, 식수, 지역의 해수 등에서 세균을 채취한 과거의 연구와 비교해도 많은 수였다. 또한 지폐에 묻은 세균은 다른 곳의 세균보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유전자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결과는 도시에 숨어있는 세균 집단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 분야의 큰 성과다. 폐수나 문손잡이 등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만지는 모든 것은 ‘세균의 위치’를 나타내는 ‘경고 시스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네덜란드의 라도바우도대학 의료센터 감염제어공학 분야 안드레아스 보스 교수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세균을 감시하는데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폐수이다. 폐수가 흘러온 장소가 농장인지 집인지, 공공화장실인지를 알면 더욱 도움이 된다는 것.
보스 교수에 따르면 지폐에 붙은 세균의 번식력은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지폐의 원료나 (달러지폐와 유로지폐의 원료는 다르다) 지폐를 사용하는 지역의 지형(해변이나 습기가 많은 지역은 공기가 건조 내륙에 비해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공중보건 정도 등에 따라 번식력은 달라진다. 홍콩 연구팀이 채취한 해양세균의 수는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 내륙 지폐에 부은 세균 수보다 많았다.
내성균과의 싸움에도 도움그렇다면 지폐를 만지는 것은 위험한 일일까? 보스 교수는 지폐를 만져 병이 옮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홍콩 연구팀은 "지폐 교환에 의해서 다양한 병원균과 항생제가 듣지않는 세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폐를 사용한다고 해서 즉시 건강에 해가 되지는 않지만 그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생제가 듣지않는 내성균은 세계적으로 건강을 위한하는 요소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는 주민간 물리적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내성균의 감염 확산이 쉽다. 지금까지 홍콩에서는 조류 독감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 인플루엔자 등의 전염병이 유행했다. 그렇기 때문에 세균 집단의 효과적 감시 시스템 확립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번 홍콩대학의 연구는 캐시리스 화를 서두르는 것이 세균으로부터 조금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귀띔해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폐 사용 후 아무쪼록 손 씻는 것도 잊지 말자.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