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열리는 금마장영화상과 함께 중화권의 양대 영화시상식으로 손꼽히는 홍콩금상장(香港金像獎) 영화시상식이 9일 저녁, 홍콩문화중심대극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36회째.

올해 금상장 시상식 최고의 승자는 홍콩영화 <수대초풍>(樹大招風)이 차지했다. <수대초풍>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하여, 허학문, 구문걸, 황위걸 등 세 명의 감독이 공동으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임가동이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각본상, 편집상을 보태며 모두 5개부문을 휩쓸며 최다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상태에서 벗어나 이른바 영예롭게 모국인 중국으로 돌아간 1997년을 기점으로 당시 홍콩 최대의 범죄인들의 범죄행각을 다룬다. 당시 3대 범죄대왕이었던 계병웅, 엽계환, 장자강은 세상이 바뀌었지만 홍콩을 뛰어넘어중국 광동성 일대를 배경으로 공안을 죽이는 일도 마다하지 않을만큼 무자비한 범죄를 이어간다.

영화 내용상 중국에서는 당연히 영화 상영이 금지되었고, 대부분의 중국 포탈에서도 <수대초대>의 금상장 수상사실을 뺀 채 나머지 수상소식을 전하는 넌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수대초풍’은 ‘나무가 크면 바람을 부른다느 뜻이다.

 
여우주연상은 치매문제를 다룬 <행운은 나>(幸運是我)의 혜영홍(惠英紅)에게 돌아갔다. 혜영홍은 이번에 세 번째 홍콩금상장 여우주연상 수상. 세 번 후보에 올라 세 번 수상하는 적중률 100%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홍콩금상장 최다 수상자는 장만옥으로 5차례 받았다. 중국영화계는 3년 연속(춘하-조미-장쯔이) 여우주연상을 가져갔기에 이번에도 <칠월과 안생>(七月與安生)의 두 여주인공 마사순과 주동우 중 한 사람이 트로피를 차지할 것으로 내심 기대했지만 결과는 홍콩 중견배우 혜영홍에게 돌아갔다.

조연상 부문은 <일념무명>의 증지위와 금연령이 나란히 남녀조연상을 차지했다. 증위위는 1997년 <첨밀밀>이후 20년만에 금상장을 손에 쥐었다. 금연령은 작년 <답혈심매>(‘기항지’로 소개됨)에 이어 2년 연속 여우조연상을 차지했다.

곽부성, 공리 주연의 <몽키킹2:서유기 여정의 시작>은 의상디자인상과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의상디자인상을 수상한 해중문(奚仲文)은 그동안 금상장에서만 41차례 후보에 올라 14번이나 금상장을 수상한 그야말로 트로피 수집가. 시각효과상은 한국의 덱스터 스튜디오가 담당했다.

이번 금상장에서 가장 실망한 팀은 아마도 <칠월과 안생>. 작년 대만 금마장 시상식에서는 최고의 화제를 뿌렸고, 이번 금상장에서도 대거 12개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음악상 하나만 수상했다. 역시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콜드 워2>도 음향효과상 하나에 만족해야했다.

중국영화계도 침울하기는 마찬가지. 전체 21개 부문 중 중국은 파도인<摆渡人>의 촬영을 맡은 조욱(曺郁)이 유일하게 수상했다. 그것도 홍콩의 포덕희 촬영감독과 공동수상했기에 중국언론은 “유일한 반(半)개 수상”이라고 보도하기도.

36회 홍콩금상장 영화시상식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 수대초풍 (樹大招風)
감독상: 허학문 구문걸 황위걸 (수대초풍)
각본상: 수대초풍
남우주연상 임가동 (수대초풍)
여우주연상: 혜영홍 <행운은 나>
남우조연상: 증지위 (일념무명)
여우조연상: 금연령 (일념무명)
신인배우: 호자견 (점오보)
촬영상: 파도인(摆渡人)
편집상: 수대초풍
미술감독상: 파도인
의상디자인상: 몽키킹2:서유기 여정의 시작
액션감독상: 동위 (메콩대작전)
음악상: 칠월과 안생
주제가상: 점오보
음향효과상: 콜드 워2
시각효과상: 몽키킹2:서유기 여정의 시작 (Luke Sungjin Jung, Sanghoon Kim, Kim Chan Soo, Kim Chlu Min)
신인감독상: 황진 (일념무명)
최우수양안중국어영화상: 일로순풍(一路順風)
종신성취상: 방염분
전업정신상: 완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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