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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학천재 리정열의 탈북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7-03-02 22:41:00
  • 수정 2017-03-02 22: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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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쥐어준 200달러로 한국 항공사에 도움 요청 북한의 수학영재 리정열(19)의 탈북 뒤에는 아버지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어 준 200달러가 있었다. 홍콩..
아버지가 쥐어준 200달러로 한국 항공사에 도움 요청


북한의 수학영재 리정열(19)의 탈북 뒤에는 아버지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내어 준 200달러가 있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7일 리정열의 탈북 사건을 잘 아는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그의 탈북 과정을 소개했다. 지난해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는 리정열에게 자유를 찾을 마지막 기회였다. 이전 대회에서 2년 연속 은메달을 딴 그는 당시 18살이었다. 한해가 지나면 나이가 많아 더 이상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북한을 빠져 나올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는 얘기다. 201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2015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하면서 그는 북한 밖 세상을 알게 됐다.

그는 대회에 참가하기 전 탈북 계획을 세우고 단 한 사람, 아버지에게 알렸다. 중학교 수학교사였던 아버지는 “걱정 말고 가라”며 200달러를 내놓았다. 그가 탈북하면 남은 가족에게는 보복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지만 부정은 망설임이 없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인솔자의 엄한 감시를 받았다. 스마트폰을 쓸 수도 없었고, 여권도 개인이 지니고 있을 수 없었다. 리정열은 대회에서 다시 은메달을 땄다. 이후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대회 다음날인 7월17일 그는 대회가 열린 홍콩과기대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그는 홍콩국제공항으로 가 한국 항공사 데스크를 찾았다. 한국으로 가고 싶다고 하자 항공사 관리자는 영사관에 바로 연락을 취했다. 영사관은 리정열에게 “국제 규약상 외교관은 외국인을 자국 공관에 들어오도록 돕지 못하게 돼 있다. 영사관까지 혼자 택시를 타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리정열이 영사관 안으로 걸어 들어왔을 때 다들 그의 용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리정열은 영사관의 작은 방에서 두 달을 지냈다.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실내 러닝머신으로 운동을 했다. 그는 첫 한 달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점차 영사관 사람들과 친해졌다. 영사관 직원들은 그를 밤낮 없이 지원했지만 그가 크게 동요할 수 있다는 걱정에 가족 얘기는 일절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베이징과 서울 사이에 리정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밑 논의가 오갔다. 영사관에서 지낸 지 한달쯤 지나자 리정열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한국으로 가도 좋다고 허락할 때까지 얼마나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9월 말 리정열은 드디어 새 여권과 홍콩 관광비자를 받아 들고 서울로 향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로 북·중 간 관계가 악화된 것이 리정열의 한국행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리정열은 한국에 들어온 뒤 이곳의 말과 문화를 익히는 적응기를 거쳤다. 그는 다음 달이면 대학생이 된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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