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5호, 5월12일]
美 홀대에 우회하고 中 방해에 항로 바꾸고
중남미 순방에 나선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항로를 두번 이상 ..
[제125호, 5월12일]
美 홀대에 우회하고 中 방해에 항로 바꾸고
중남미 순방에 나선 천수이볜 대만 총통이 항로를 두번 이상 바꾸면서 37시간이나 걸려 첫 방문지에 도착했다. 미국이 중간 경유지로 미 본토가 아닌 알래스카를 내주는 ‘푸대접’을 하자 알래스카 항로를 아예 포기하고 중동-유럽 루트를 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만 야당은 천 총통의 외교 실패를 비난했고, 대만 언론도 이번 순방을 ‘미스터리 항로 외교’ ‘국제유람’ ‘급유 여행’ 등으로 조롱했다.
4일 타이베이를 출발한 천 총통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6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도착했다. 당초 미 본토를 거치려던 계획이었으나 레바논 베이루트 경유로 일정을 변경했다. 그러나 중국의 항의로 레바논이 입국을 허가하지 않자 비행 도중 아부다비로 항로를 바꿨고 갑작스런 급유 문제로 암스테르담에도 들러야 했다. 알래스카 노선에 비해서도 10시간 이상 비행시간이 더 걸렸으며 항공유만도 2000만대만달러(약 6억원)를 추가로 썼다.
게다가 미국이 제시한 알래스카 대안을 무시한 탓에 돌아오는 길도 순탄치 않게 됐다. 미 국무부는 천 총통이 귀국길에 알래스카를 경유하려 할 땐 반드시 서면으로 신청할 것을 요구했다. 외국 지도자에게 서면 경유 신청서를 요구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천 총통은 전용기 안에서 “해외순방이 이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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