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례’또 ‘결례’ 특별한 미국의 후진타오 ‘접대’
미국을 방문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미국 쪽의 ‘결례’가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20일 오전 백악관 잔디밭에서 열린 후 주석의 환영 의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안내 방송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중화민국’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파룬공 수련생의 항의 구호로 후 주석의 연설이 2분 동안 중단되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홍콩 <명보> 등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에서 열린 후 주석 환영 의식에서 국가가 연주될 때 장내 안내방송은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에서 ‘People's’를 생략하고 ‘Republic of China’라고만 발음해 결과적으로 ‘중화민국’이 되어버렸다. <명보>는 이 사실을 보도하며 “한 나라 정상이 방문했을 때 그 나라 이름을 잘못 부르는 경우는 외교사에서 보기 드문 실수”라며 “미국이 대단한 ‘결례’로 후 주석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후 주석에게 불쾌한 일은 나라 이름 착오에서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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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백악관 경호를 맡은 관계자인 짐 매킨에 따르면 이 여성의 이름은 왕원이(47)이며 뉴욕에서 온 의사이자 파룬궁 수행자로, 백악관 임시 통행증을 가지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망명한 파룬궁 수행자들이 펴내는 <대기원시보>쪽은 왕원이가 <대기원시보>의 기자라고 밝혔다. <대기원시보>의 대변인 스티븐 그레고리는 그가 <대기원시보>의 기자증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그가 취재하도록 보냈지 그런 행동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항의 구호로 연설이 잠시 중단되자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 쪽으로 몸을 기울여 “괜찮다(You're O.K.)”며 연설을 계속하도록 했다. 이후 부시 대통령은 후 주석과 백악관 회의실에서 정상회담을 열 때 이 일에 대해 사과했다.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 미 국가안보위원회 아시아 담당은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 후 주석에게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사과한다(I'm sorry it happened.)”고 말했고, 후 주석은 이를 ‘온화하게(gracious)’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비록 부시 대통령의 사과와 후 주석의 접수로 마무리됐지만, 미국 쪽의 무성의에서 빚어진 ‘결례’는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크게 손상시켰다. 후 주석 방미의 ‘거대한 활약상’을 보도의 기조로 삼고 있는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결례’ 해프닝을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명보> 등 평소 중국공산당에 대해 비판적이던 홍콩의 매체들은 되레 미국의 소홀한 태도를 나무랐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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