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온 ‘향나무’ 도둑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도둑들은 공원뿐만 아니라 개인 주택의 정원까지 뒤져가며 향나무를 잘라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홍콩이 중국 본토에서 온 ‘향나무’ 도둑에 몸살을 앓고 있다. 도둑들은 공원뿐만 아니라 개인 주택의 정원까지 뒤져가며 향나무를 잘라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 경찰들과 환경 운동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범죄 조직들이 향나무를 베어가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절도 건수는 지난 2009년 15건에서 2014년 134건으로 크게 늘었다. 단위 무게당 금값과 비슷하게 가격을 따져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재산적 가치도 높고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절도 이유로 보인다. 향나무는 향을 내는 데도 쓸 수 있고 약재로도 사용된다.
홍콩대학교 소속 CY 짐 향나무 관련 권위자는 최고 품질의 향나무는 중국에서 1㎏당 1만달러(약 12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나무에서 추출한 기름은 1㎏당 3만달러(약 36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산적 가치뿐만 아니라 상징적 의미에서도 향나무가 소중한 홍콩 사람들은 울상이다. 홍콩이라는 이름이 ‘향기나는 항구’라는 뜻인데 이 향기가 향나무에서 기인했다.
향나무 도둑들은 공원과 주택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홍콩에 거주하는 앨리슨 위틀씨는 지난해 12월 개가 짖는 소리에 깼다가 정원에 6명의 침입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경찰을 불렀지만 이미 침입자들이 향나무의 중심 가지 중 하나를 베어 간 후였다.
같은 마을에 사는 다른 주민들도 그와 비슷한 사례를 겪었다. 위틀씨는 침입자들이 다시 올 수 있다는 경찰의 말에 보안을 강화했다.
접근이 쉬운 공원의 값어치 높은 향나무들은 상당수 쓰러진 지 오래다.
짐 박사는 “잡혀서 기소 단계까지 간 도둑들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경찰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궁극적으로는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사람들과 기본 마음가짐 자체가 다른 것이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홍콩 사람들은 특정 물건을 탐하기보다 보존해야 한다는 정신을 갖고 있다”면서 “국경 너머에서 오는 사람들은 이런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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