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적인 집값으로 유명한 홍콩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빙하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은 뒤..
살인적인 집값으로 유명한 홍콩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빙하기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중국 경기 둔화와 대출금리 상승, 주가 하락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홍콩 부동산 시장이 한파가 불어닥친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홍콩의 주택 담보대출 금리가 미국의 금리 인상과 함께 상승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의 페그제로 홍콩은 연준과 금리 인상 보조를 맞추게 돼있어, 지난해 미국에서 금리를 인상하자마자 홍콩도 금리 인상에 들어갔다. 이는 홍콩 주택 소유자들의 조달 금리가 높아지게 돼 부동산 투자매력이 한층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홍콩 주택시장은 대출의 약 80%가 단기금리에 연계되는 변동금리제로 이뤄져 있어, 금리 인상에 더욱 취약하다. 홍콩 증시에도 충격이 미칠 수 있다. 홍콩 증시는 은행주와 부동산주가 주를 이루고 있어 통화 긴축에 민감하다.
실제로 홍콩 부동산 시장 이상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우선, 부동산 선행 지표인 땅값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홍콩특별 행정구 정부 지정총서 웹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2일 정부가 공개입찰한 신도시지구인 신제지구 내 타이포 지역 3만 7000㎡ 토지가 21억3000만 홍콩달러(약 3300억 원)에 한 부동산 회사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면적으로 입찰에 나왔던 토지 가격에서 무려 70%가 하락한 것이다.
또 중국의 경기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에 올 1월 주택거래가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홍콩의 신규 주택 및 기존 주택 거래량은 1991년 이후 최저치인 3000가구에 그쳤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2008년 11월 기록한 이전 최저치 3786가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홍콩 주택 가격도 지난해 9월 이후 11% 급락세를 보이며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홍콩 부동산 시장에 '버블 붕괴'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는 “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투자보다는 금융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하며 “실제로 홍콩 금리 인상 후 부동산 매수세가 약해졌고 투자 의지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홍콩이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면,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도 "홍콩의 부동산은 아시아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보다 높게 올라갔고, 홍콩 달러의 숏셀링으로 막대한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가면 부동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1일자 칼럼에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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