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 병원의 아기를 감싸는 담요는 단단하고 테이크 아웃 금지
홍콩에서는 공립과 사립 시설을 합하여 20개 정도의 출산할 병원이 있지만, 비용도 다르고 병실이나 출산까지의 생활도 양측이 전혀 다르다. 거의 거저나 마찬가지인 공립, 비용은 매우 높지만 더할 나위 없이 홀리데이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사립 병원, 오늘은 홍콩의 공립.사립 병원의 출산 사정에 대해 알아보자.
■ 임신을 알고 난 후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어디에서 출산할 것이냐"
홍콩에서는 ‘임신’을 하면 아기를 어디에서 낳을 것인가‘를 결정해 의사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홍콩에서 임신을 하게 되면 공립 병원과 사립 병원 중 어디서 낳을 것인지에 따라 산전 검진 장소도 다르게 된다.
홍콩에는 공립, 사립 각 10곳씩 20개 시설의 산부인과 병원이 있고, 그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출산에 대한 가치관으로 선택하면 좋다"고 병원 관계자는 입을 모아 말하지만, 실제로 어디서 낳냐의 관건은 비용이다.
홍콩의 공립 병원은 홍콩 ID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무료나 다름없다. 한편 사립은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받으며 우아하게 모성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 휴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극진한 "사립"
"사립에서 낳겠다!"로 결정되면, 의사를 선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홍콩의 사립 병원에서 출산하는 경우는 자신이 의사를 선택하고, 출산할 때에는 그 의사가 자신이 고른 병원으로 와서 출산을 돕는 시스템으로 출산 방법도 일반분만, 무통분만, 제왕절개 등을 선택하고, 마취사도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홍콩의 출산은 "고통을 견딘다"는 발상이 아닌 통증이 없는 만큼 모자에 대한 스트레스와 회복도 빠른 경막외 마취(에피듀랄)에 의한 무통 분만을 선호한다. 또 풍수가 뿌리내린 도시인만큼 홍콩에서는 낳는 날짜와 시간대에 매우 집착한다. 풍수사에 가장 재수 좋은 날짜와 시간을 보이고, 제왕절개로 계획 출산을 할 수 있는 것도 사립 병원 특유의 서비스이다.
산전 검진은 병원이 아닌, 닥터 클리닉에서 받아야 하며 비용은 매회 500~1000홍콩달러로 매번 초음파 사진을 몇 장 찍어주고, 태아의 크기와 성장 등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예약제이므로 그만큼 기다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낳을 때는 미리 예약해 놓은 병원에 도착하면 병원에서 의사를 불러 준다. 개인실, 2인실, 3인실이 있으며, 개인실의 경우에만 파트너도 함께 묵을 수 있다.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프면 임산부뿐만 아니라 시중드는 사람도 룸서비스로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 마취사도 언제나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무통분만을 미리 주문하고 않았어도 중간 단계에서 전환할 수 있다. 제왕절개를 원하면 즉시 바꿀 수도 있으며 남편의 입회도 가능하다.
사립 병원의 입원은 실로 우아하고 매 식사 때마다 메뉴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또 가족이나 친구가 면회를 오면 커피 등도 룸서비스로 가져다준다. 또한 산부인과에서 신생아의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마치 홀리데이라도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면회 시간이나 면회 가능한 인원도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개인실에는 욕실도 딸려있을 뿐 아니라 산모와 아기가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춰 놓고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된다.
한 산모는 100만 달러의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의 관광명소 ‘더 피크’에 있는 병원이었는데 산후 다음날 간호사가 "아기를 보고 있을 테니 부부가 레스토랑에 가서 축하 만찬 하고 오세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 병원에서 낳은 다른 친구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폐의 이상으로 중환자실에 있는 아이를 두고 나가는데 주저하자 "아기를 집에 데리고 가면 둘이서 여유 있는 식사를 하기 힘들다"는 말에 부부는 병원을 벗어나 세련된 레스토랑에서 야경을 보면서 축하 만찬을 했다.
홍콩 병원에서 보통 분만의 경우 기본 패키지는 2박 3일이며 제왕절개의 경우 4박 5일이다. 퇴원할 때 지불하는 비용은 방값, 의사 진료비, 마취를 했을 경우 마취사비 등이다.
사립 병원에서도 비용에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통 출산의 경우 5~10만 홍콩달러(약 780만원~1600만 원) 정도 든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느긋한 “공립”
공립 병원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는 산전 검진은 살고 있는 지역의 클리닉에서 하고, 32주째부터는 출산할 병원을 간다. 병원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이외에서도 가능하지만 출산은 집에서 가까운 쪽이 편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근 병원을 선택한다.
홍콩 ID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건강 진단은 무료이다. 홍콩에 180일 이상 체류하는 11세 이상의 사람은 국적에 제한 없이 홍콩 ID 카드를 취득할 의무가 있으므로, 거주자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산전 검진은 클리닉이 문을 연 시간부터 먼저 대기한 한 사람 순서로 등록을 한 후 차례가 오기를 기다린다. 소변 검사는 자신의 컵을 지참하고, 혈압도 자신이 재어 신고한다. 정부 병원에는 임신부의 수가 많기 때문에, 간호사도 한 사람씩 대응할 시간이 없다. 초음파는 35세 이상 고령 출산의 경우는 임신 중 한 번 볼 수 있지만 초음파 사진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 기다리는 시간은 1∼2시간으로 그동안 대합실에서 다운증후군과 출산에 관한 비디오를 보면서 마냥 기다린다.
공립 병원은 대학 병원처럼 규모가 크기 때문에 출산의 경우 산부인과 병동으로 택시를 타고 간다. 마취사의 사전 예약은 할 수 없기 때문에 무통분만을 희망해도 상황에 따라와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출산하는 날에 제왕절개가 많을 경우 마취사의 수가 모자라 기다리는 사이 분만하기도 한다. 배우자의 입회는 산전 강습을 받은 사람만 가능하고, 태어나기 직전에만 입장할 수 있다.
산부인과에는 산전 병동과 산후 병동이 있지만, 침대 수가 부족할 때는 산전 병동에 출산한 환자가 옮겨지기도 한다. 8인실의 큰 방은 커튼으로 칸막이가 되어 있고, 좁은 공간에 아무것도 구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화장지에서부터 종이컵, 아기 기저귀 등 모든 것을 가져가야 한다. 매점이 있으므로 시중드는 사람이 그곳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잠옷은 병원이 지급하는 것을 입고 아기 담요도 병원의 것을 사용한다. 면회 시간은 1일 2시간 1회에 한해 면회할 수 있고, 면회 인원은 2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퇴원 시에 출산에 따른 비용은 병실 이용료 150홍콩달러(약 23,000원) 뿐이다.
■ 홍콩의 출산 휴가
홍콩 워킹맘은 10주간의 유급 출산 휴가가 있어 일반적으로 출산 예정일 2주 전부터 출산 휴가에 들어가 산후 2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한다. 10주간의 유급 출산 휴가는 해당 고용주와 최소 40주 근무했을 경우에만 인정받고, 그렇지 않으면 무급 처리된다. 또 법률에 의해 임신을 이유로 해고를 할 수 없다. 회사에 따라서는 출산 휴가 후 몇 개월 무급 휴직이 인정되는 곳도 있다.
그보다 짧은 출산 휴가는 떨어져 있지만 무급 처리된다. 또한 법률에 의해 임신을 이유로 해고를 할 수 없다. 회사에 따라서는 출산 후 몇 개월 무급 휴가가 인정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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