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홍콩의 패스트푸드점에 하루종일 방치되어 있었던 급사한 여성의 시체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5-12-17 19:02:43
  • 수정 2015-12-17 19:07:53
기사수정
  • 남에겐 관심 없는 ‘웨이칸(围看)’ 문화의 대표적 폐해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24시간 패스트푸드점. 어느 한 여자가 ‘하루 종일..
 남에겐 관심 없는 ‘웨이칸(围看)’ 문화의 대표적 폐해

▲ 홍콩에서 발생한 24시간 패스트푸드점과 함께한 죽은 여성의 하루. [사진출처=장강상보
▲ 홍콩에서 발생한 24시간 패스트푸드점과 함께한 죽은 여성의 하루. [사진출처=장강상보]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 =강병구 기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24시간 패스트푸드점. 어느 한 여자가 ‘하루 종일’ 한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엎드려 있다면, 과연 그 옆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인가? 심지어 그 여자가 ‘죽은 시체’라면 말이다.

마치 공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 중국 홍콩에서 일어났다. 죽은 시체를 옆에 두고 태연하게 음식을 먹는 한 사진이 홍콩 사회와 중국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중국매체 장강상보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10월3일 오전 8시경, 홍콩 주룽완의 한 24시간 패스트푸드점에서 1명의 날씬한 중년여성 고객이 화장실과 가까운 테이블에 의식이 전혀 없는 채로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점측은 즉시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뒤 그 여성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여성은 키 160m에 마른 몸매와 검은 단발머리, 검은 안경, 슬리퍼를 신은 50대의 중년 여성이었다. 이 여성은 24시간 영업하는 맥도날드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구조 요원들과 경찰은 사고 현장을 봉쇄하고 조사한 결과, 이 50대의 중년 여성은 토요일 새벽에 사망한 것으로 추측했다.

여성이 죽은 후에도 이 곳 패스트푸드점의 영업은 계속됐으며 평소와 같이 많은 고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여자의 시신은 계속 가게 안에 놓여 있었던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여성은 금요일 아침 8시 39분에 맥도날드에 들어왔고, 구석 자리에 앉은 후 자리를 떠난 적이 없었다. 토요일 새벽 1시 20분까지 테이블에 앉아 손가락 움직임을 보인 것을 CCTV 확인 결과 알아냈다.

▲ 남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도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중국인의
▲ 남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도 그저 지켜보기만 하는 중국인의 '웨이칸(围看)' 문화. 뿌리 깊게 박힌 중국인의 웨이칸 문화는 이미 중국인의 관습으로 굳어진듯하다. [사진출처=장강상보]
 
그리고 아침 8시20분경, 이상하게 여긴 가게 점주가 엎드려 있는 여성을 불러보았으나, 반응이 없자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죽은 여성은 신분증이 없고, 한 장의 옥토퍼스 카드(홍콩의 교통카드)와 단돈 2.6원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까지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죽은 여성의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후 사건이 발생한 맥도날드는 철저한 소독이후 정상적으로 영업 중이다.

이 사건으로 날로 심각해지는 개인주의에 빠진 중국 사회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베이징시 퉁저우구에 사는 ‘荀漩(xunxuan)’이라는 웨이보 유저는 “사람이 죽었는데도 관심하나 없이 저렇게 시끌벅적 붐비다니”라는 의견을 게재했다.

공산성과 집체성을 강조하던 사회주의 사회에서 개인과 자기를 중시하는 개성 중심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더불어 심해지는 중국의 ‘방관자’ 사회, 즉 ‘웨이칸’(围看·자신과 관계없는 사람의 불행을 모른척하고 둘러에워싼 채 오로지 구경만하는 행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과연 언제쯤 중국의 ‘방관자’ 사회는 변할 수 있을지 중국 사회 자체적인 변화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뉴스투데이 차이나통신>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이태원_250109
홍콩 미술 여행
본가_2024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