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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온 ‘유커’ “홍콩에서 쇼핑 안해”…왜?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5-03-26 18:09:40
  • 수정 2015-03-26 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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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 홍콩 국제공항 환승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2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들. 한손엔 여행용 가방을 끌고 한 손에는 항공..
지난 15일, 홍콩 국제공항 환승장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2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 이른바 '유커'들. 한손엔 여행용 가방을 끌고 한 손에는 항공권을 든 모습은 해외로 떠나는 여느 유커의 출국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들이 주위의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각자 상의에 “난 홍콩에서 쇼핑하지 않는다.”라고 씌어진 붉은색 어깨띠를 둘렀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홍콩에서 물건을 사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셈이다. 다분히 최근 빈발하고 있는 ‘反 유커 시위’에 대한 항의를 담고 있어 한때 홍콩 공항이 크게 술렁였다. 이들은 홍콩을 경유해 프랑스로 가는 중국 본토 공무원단으로 알려졌다. 

유커 어깨띠 “홍콩에서 쇼핑 안 해”파문 

 

웨이보에 올라온 이 인증 샷이 홍콩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홍콩 내에서 큰 파문이 일었다. 홍콩 언론들은 이들이 배편으로 홍콩에 온 뒤 비행기로 갈아타고 프랑스로 바로 떠나 쇼핑을 할 수 없는데도 마치 작심한 듯 홍콩인에게 을 잡았다고 평했다. 인터넷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본토 관광객의 이런 행동은 지혜롭지 않은 행동이라며 우리 모두 한 가족인데 이렇게 본토와 홍콩을 이간질시키는 행동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생각이 짧은 도발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홍콩 방문 본토인, 이달 들어 60%나 급감 

 

하지만 이번 홍콩 쇼핑 거부 움직임을 유커 시위와 마찬가지로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유커 시위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홍콩을 방문하는 본토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관광업계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울상이다. 홍콩 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 본토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은 모두 7,751개 단체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454개 단체 보다 32.3%나 줄었다. 특히 이달 들어 (31~11)서는 더욱 심각하다. 이 기간 지난해 본토에서 홍콩으로 온 관광객은 하루 약 470개 단체였지만 올해는 하루 190여 단체로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남아 관광객도 설 연휴 이후 감소율이 20%에 달한다. 후자오잉(胡兆英) 홍콩 여행업 협회장은 이런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연간 홍콩 방문 관광객 수치도 4~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이처럼 본토인의 홍콩 관광이 급감하는 이유로 최근 달러 강세를 제외하고도 홍콩에서 잇따라 발생한 유커 시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근 홍콩에 공적인 업무로 오는 인사들조차 신변 안전을 걱정한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일반 본토 관광객들은 굳이 홍콩을 고집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위대에 둘러싸인 모녀 공격 사건충격 

 

본토인들이 결정적으로 충격을 받은 사건이 지난 8일 발생했다. 홍콩 신계(新界) 지역 셩수이(上水)와 퉨문(屯門), 침사추이(尖沙咀) 등에서 발생한 유커 시위때문이다. 이날도 중국인 보따리상 때문에 물가가 상승했다면서 150여 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가 발생하자 부근 약국, 금은방 등 상점들은 아예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런데 시위가 격화되면서 시위대가 중국인으로 보이는 행인을 공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행인에게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고함치는가 하면 가방과 쇼핑 카트를 발로 차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였다

 

특히 한 노인이 시위대 때문에 바닥에 넘어지는가 하면, 길을 가던 모녀가 시위대에 포위돼 겁에 질린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는 사진이 중국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를 본 본토인들은 홍콩 시위대에 대해 공분을 터트렸고 경찰의 강력한 검거를 촉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홍콩인들의 반 유커 시위가 중국 본토인과의 감정 싸움으로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보따리상 실제 어디 출신 많은가 봤더니..."반반씩" 
중국 언론들은 이 사건이후 보따리상 반대 시위를 일제히 만행으로 규탄했다. 심지어 본때를 보여야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더구나 이들에게 일반 행인을 상대로 욕설을 퍼붓고 무고한 여행객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사적 형벌을 가할 권리는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시위대가 주장하는 것처럼 보따리상 반대 시위가 아니라 '유커', '본토' 행위라고 규정한다. 또한 이른바 보따리상, 대리 구매업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중국 언론은 시위대가 보따리상이 마치 본토 출신 일색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홍콩과 본토인이 절반 정도라고 주장한다. 홍콩 세관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간 불법 분유 반출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4,986건을 적발하고 5000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 65%3,235명이 본토인이고 35%1,748명이 홍콩 거주민이다. 17명은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대로 본토세관에서 적발된 경우는 홍콩 거주민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세관을 합하면 홍콩인과 본토인의 비율이 절반 정도씩 차지한다는 것이 리동궈(黎棟國) 홍콩 보안국장의 얘기다

중국 언론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유럽 판매가격을 20% 올리고 중국내 판매 가격을 20% 내렸다면서 대리구매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샤넬의 분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해외 구매 장점이 가격인하로 사라졌다는 얘기인데 쇼핑 천국 홍콩을 겨냥하는 듯해 묘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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